작업 소개를 부탁합니다.
반 고흐는 고갱에게 작품을 비난받자 자신의 귀를 잘라버렸습니다. 저는 그 기이하고 광기 어린 찰나를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충동적으로 귀를 자르기 전에 느꼈을 내면과의 싸움이나 극심한 우울감 등을 표현하고자 했죠. 평소에도 반 고흐의 자유롭고, 거칠지만 섬세한 색 표현을 좋아했습니다. 그에게서 많은 영감을 얻고 있죠.
 
세밀한 표현이 눈에 띕니다. 작업 과정을 들려주세요.
일상에서 마주하는 지극히 평범한 사건이나 타인을 통한 사유의 변화를 항시 아이디어 노트에 기록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조화로운 오브제를 콜라주 방식으로 조합하여 도화지 위에 스케치하고, 펜과 수채 색연필로 채색하고 있죠. 밀도 높은 유화 풍의 기법을 색연필로 표현하다 보니 결국 이것이 저만의 스타일로 굳어졌습니다. 클라이언트마다 원하는 결과물이 다르기 때문에 디지털 페인팅도 병행하고 있죠.
 
책 표지나 앨범 아트 작업도 겸하고 있습니다. 개인 작업과 커버 작업에 두드러지는 차이가 있다면요?
커버 아트웍은 원고 혹은 음원에 걸맞은 작품에 도달하기 위해 클라이언트와의 적절한 조율이 필요한 작업입니다. 서로 간의 존중과 신뢰에 따라 아트웍의 완성도가 정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에 반해 개인작업은 오롯이 나만의 주관적인 정서로 상상하고 만들어내는 작업입니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거나 상업에 목적을 두지 않은, 오로지 저만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나태해지고 마음이 조급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스케치북에 드로잉을 자주 하는 편입니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가 궁금합니다.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한 지 6년이란 세월이 지났습니다. 수많은 업체와 협업하고, 많은 그림을 그리며 생계를 유지해왔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그림을 그릴 테지만 정작 사랑하는 가족들의 얼굴 한번 그려주지 못한 것이 미안하여 가족에게 그림을 선물하고 싶습니다. 또한, 처음 펜을 잡고 묵묵히 삽화가를 준비했던 마음으로 근면하게 작업하여 대체 불가능한 독보적인 작가가, 예술을 사랑하는 누군가에게 영감과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일러스트레이터가 되고 싶습니다.
 
 
 
 
황영진
AMUSEMENT01.COM

광고, 출판, 음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실히 그림으로 활동하는 6년차 일러스트레이다.
 
 
 
 
 
 
 
 
 
 
 
이 기사는 ‘CA 2016년 9월호 : 책과 디자인’에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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