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 소개를 부탁합니다.
지난해 4월, 일본 오사카의 책방 LVDB BOOKS에서 책과 고양이가 등장하는 여섯 점의 그림을 전시하였습니다. 이 전시는 책방 개점을 준비 중이었던 츠바사 씨가 우연히 제 작업을 보았다며 메일을 보내온 일로 시작됐습니다. 작업에 관한 메일을 몇 달 주고받다가, 책방 개장과 함께 전시를 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해주셔서 제 그림책과 몇 점의 그림으로 작은 전시를 하게 되었지요. 책방 개장과 함께 전시를 하게 된 터라 책이라는 소재를 그림에 넣고 싶었고, 책과 어울리는 이미지를 모으다 보니 평소 즐겨 그리던 고양이도 자연스럽게 그림에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그중 소개하는 이 그림은 어느 것에도 방해받지 않는 평온함을 떠올리며 그린 것입니다. 전시했던 그림 중 네 점의 그림은 올해 초 쎄 프로젝트(SSE Project)의 엽서로도 제작되었습니다.
 
작업 방식과 과정이 궁금합니다.
평소에 노트 이곳저곳에 의미 없는 낙서하기를 좋아하는데, 그 낙서 중 마음이 가는 것은 좀 더 구체적인 그림으로 발전시킵니다. 제가 그리는 캐릭터들도 대부분 손 가는 대로 그리던 낙서에서 나온 것이고요. 또는 색에서 그림이 시작되기도 해요. 머릿속에 어떤 색에 대한 추상적인 이미지가 떠오르면 그 색을 눈에 보이는 구체적인 이미지로 만들기 위해 이리저리 구상해가며 그림을 그리기도 합니다. 색에 관해서는, 예전부터 파란색이나 빨간색 같은 강한 색을 좋아해서 그림에 많이 사용했어요. 지금도 여전히 한두 가지의 강한 색상만 사용하는 것을 좋아하고요. 하지만 일을 하다 보니 적은 색상을 사용하는 것에 아무래도 조금 제약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엔 여러 가지 색을 조화롭게 사용해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소재와 표현이 참신합니다. 그림의 소재나 주제의 영감은 어디에서 받나요?
주로 일상적으로 쉽게 볼 수 있는 것들에서 영감을 받는 편이에요. 가지 모양이 멋진 길가의 나무라든지, 보기 좋게 늘어서 있는 건물들, 혹은 정갈한 모양의 화병과 유리컵 같은 것들이요. 또 털이 있는 몸에 귀나 입이 뾰족한 실루엣의 동물을 보는 것도 좋아합니다. 자주 그리는 고양이와 함께 말도 굉장히 좋아하는 동물 중 하나인데, 얼마 전에 제주도에 가서 자유롭게 풀을 뜯고 있는 말들을 보고 왔더니 말을 더욱 많이 그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허지영
HEOJIYOUNG.COM

그림 그리는 일을 하고 있다. 방 안에서 멍하니 쓸데없는 생각에 잠겨 있을 때가 많고, 그 생각들을 따라다니며 낙서하기를 즐긴다.
 
 
 
 
 
 
 
 
 
 
 
이 기사는 ‘CA 2016년 9월호 : 책과 디자인’에 실린 내용입니다.
 
CA_224_201607_WEB
&nb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