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에 대한 설명을 부탁합니다.
가장 애착이 가는 작업 중 하나인 투어리스트(Tourist) 입니다. 저는 생각이 필요할 때마다 무작정 길을 걷곤 합니다. 사람들의 시끄러운 목소리는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로 덮어버리고, 한 걸음 뗄 때마다 생각을 던지며 발걸음을 옮기죠. 이 작품 속 인물도 저 같은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끝이 어디인지도 모르는 인생이란 길을 걸으며 언젠간 찾아올 기쁨을 기다리고 있죠. 저는 그들을 투어리스트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명암과 질감만으로 작품에 입체감을 준 점이 인상적입니다.
저는 제 작품이 그림보다는 사진 같다고 느껴지길 바랍니다. 사람을 그릴 때도 특별한 효과 없이 있는 그대로를 표현하려고 하죠. 작업은 주로 카페에서, 주변 사람들을 스케치한 뒤 일러스트레이터로 이어가는 식인데 조금 특별한 점이라면 인물을 마우스로 작업한다는 것입니다. 태블릿이 없던 때에 어쩔 수 없이 택한 방법인데 지금은 이 방식이 손에 익어 유지해오고 있습니다. 색상도 눈에 띄는 강한 종류보다는 오후 3시의 태양 빛과 7시의 노을 빛 같은 색감을 쓰려고 노력합니다. 따뜻한 색들이죠. 투어리스트도 비슷한 맥락에서 흑백을 택했습니다. 흑백이야말로 보는 사람이 자유롭게 색상을 상상할 수 있기에 무척 따뜻한 색감이라고 생각하거든요. 한편, 배경은 최대한 적은 요소로 표현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너무 많은 요소가 뒤엉키면 감상을 방해한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이 작품 역시 표현을 최소화한 대신 한 가지 요소에 힘을 강하게 주어 입체감을 드러내고자 했습니다. 모래사장은 모래 알갱이를, 바다는 물결을 최대한으로 표현하여 보는 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 거죠.
 
위에서 내려다보는 듯한 구도가 인상적이에요.
저는 여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넓게 펼쳐진 배경을 바라보며 생각할 수 있게 해주는 그림을 그리고 싶어요. 보는 이가 작품에 동요되어 직접 작품 속 인물을 바라보는 느낌이 들도록 구도를 설정하고 있죠. 때로는 하늘에서 내려다보기도 하고, 숨어있는 듯한 각도로 옆에서 바라보기도 해요. 다음 이야기는 어디서 시작될지 기대해보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요?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를 들려주세요.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지 5개월이 채 되지 않았음에도 지금껏 많은 사람을 만났고, 업체와 협업도 시작했습니다. 수많은 사람의 격려, 칭찬 그리고 사랑도 받고 있고요. 앞으로도 보는 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할 수 있는, 공감할 수 있는, 엽서 같은 그림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가 되고 싶습니다.
 
 

글 — 이주연

 
 
 
 
김하늘
OMG1541.BLOG.ME

미니멀리즘을 이야기하고 미니멀리즘을 그립니다. 보는 이들이 작품을 통해 생각할 수 있도록 시간을 충분히 부여하고자 하는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이 기사는 ‘CA 2016년 10월호 : 알맞은 디자인 작업실 꾸리기’에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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