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부터 2016 부산비엔날레와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2016이 시작되었다. 국내 비엔날레 두 곳을 둘러보고 그 소식을 전한다.
 
 
 

글 — 이주연


 
 
2016 부산비엔날레
혼혈하는 지구, 다중지성의 공론장

BUSANBIENNALE.ORG

일시: 2016년 9월 3일-11월 30일
장소: 부산시립미술관, F1963(고려제강 수영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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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016 부산비엔날레가 <혼혈하는 지구, 다중지성의 공론장>이란 주제로 시작되었다. 본전시, 특별전으로 구성했던 예년의 비엔날레와 달리, 올해 비엔날레는 프로젝트 개념으로 전시를 구분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프로젝트는 한국, 중국, 일본 삼국의 전위예술을 다루는 프로젝트1 ‘an/other avant-garde china-japan-korea’와 비엔날레 주제와 동명의 주제인 프로젝트2 ‘혼혈하는 지구, 다중지성의 공론장’으로 구성된다. 한편, 문화예술 프로그램으로 꾸려진 프로젝트3은 프로젝트1,2를 연결하는 하나의 매개체로, 다양한 국적의 예술인과 학자가 모여 두 전시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학술프로그램과 세미나를 선보인다. 2016 부산비엔날레는 매주 월요일 휴관이며 프로젝트1은 부산시립미술관, 프로젝트2는 F1963에서 각각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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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샤오강, 혈연-대가족3,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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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빙, 사례의 전환연구1, 1993-1994
 
 
프로젝트1: an/other avant-garde china-japan-korea
 
프로젝트1 ‘an/other avant-garde china-japan-korea’는 한국, 중국, 일본의 자생적 실험미술인 전위예술을 조망하는 전시다. 프로젝트1은 65명(팀)의 148점의 작품을 통해 세 국가의 공동 아카이브 공간을 마련하고 세계미술사 속에서 전위예술의 흐름과 배경을 살펴볼 수 있게끔 구성된다. 이 전시는 각국의 큐레이터가 각 부문의 전시를 꾸려 역사적 맥락을 형성하고 있는데, 대개의 비엔날레가 동시대, 혹은 현재에 기반을 둔 미래를 향해있다는 점에 비추어볼 때 프로젝트1은 오히려 미술의 역사를 되짚는단 점에서 비엔날레라는 의미와 다소 다른 방향을 취하는 듯하다.
 
한국, 중국, 일본 삼개국을 전위예술이란 주제로 묶는 프로젝트1은 범위를 명확히 하고 주제를 확실히 하여 그 내용이 서로 연관을 이루도록 한 점이 유의미하다. 그러나 2016 부산비엔날레가 본전시와 특별전으로 구성되던 예년의 형식을 탈피했다는 주장과는 다르게 명칭만 바뀌었을 뿐 여전히 이분된 구성을 취하고 있는 듯하다. 무엇보다 프로젝트1이 과거를 굽어살피는 데에 그치고 현재에 당도하게끔 인도하는 힘이 제대로 포착되지 않은 것 같아 다소 아쉽다. 너무 깔끔하고 지나치게 정돈되어 심심하다는 점도 깊게 생각해 봐야 할 부분이다. 그럼에도 짚고 넘어가야 할 지점이 있다면, 일본 부문이 과거부터 현재까지를 아우를 수 있는 흐름을 갖추고, 호리 코사이의 ‘혁명’ 등의 퍼포먼스가 생기를 불어넣고 있는 점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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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나기 유키노리, 헌법 제9조,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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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폼, 파빌리온,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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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달 인시(ERDAL INCI), 스틸,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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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달 인시, <Taksim Spiral> 스틸, 2013
 
 
프로젝트2: 혼혈하는 지구, 다중지성의 공론장
 
공장에서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F1963에서 진행되는 첫 번째 전시는 2016 부산비엔날레의 프로젝트2가 장식한다. 23개국 56명(팀)의 168개 작품을 전시하는 프로젝트2는 ‘혼혈하는 지구, 다중지성의 공론장’이라는, 비엔날레와 동명의 주제 아래 구성된다. 프로젝트2의 큐레이터 윤재갑은 오늘날이 전통과 현대, 인간과 자연, 동양과 서양, 아날로그와 디지털, 자본과 기술의 혼혈로 만들어졌음을 강조하며, 긍정과 부정을 모두 성찰하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언급한다. 시장의 비효율성, 인간의 비합리성, 시장 제도에 종속된 미술 등을 두루 살피는 프로젝트2는 엄밀히 말해 기분 좋은 에너지를 품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오히려 이러한 점이 현재를 정직하게 성찰하는 듯하여 믿음직스럽다. 네트워크망이 형성된 이후, 하나의 커뮤니티가 되어버린 오늘날의 지구를 아프가니스탄, 이스라엘, 필리핀, 네덜란드, 터키 등 다양한 국가의 예술가들이 고루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이 전시는 유의미하다. 프로젝트2 참여 작가의 출신만으로도 혼혈, 다중 등의 단어로 요약되는 전시 주제와 궤를 같이하며 기본을 충실히 한다.
 
프로젝트2는 F1963이라는 장소 그 자체가 작품을 돋보이게 하는 데에 큰 몫을 하고 있다. 참여 작가들은 각자의 독자적인 예술관을 유지하면서도 다중지성의 공론장이라는 주제 아래 혼혈의 한 축으로 기능하고 있다. 가히 비엔날레다운 면모다. 다만, 인터넷이 생겨난 지 오래인 것처럼 이제 더는 지구촌이라는 말이 새롭지만은 않다. 네트워크망으로 연결되는 지구는 아주 당연한 명제가 되어버렸다. 이러한 지점에서, 다중지성의 공론장이라는 주제를 새로이 볼 수 있도록 조금 더 구체화하거나 예상 밖의 지점을 짚어가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각각의 작품이 보다 확실하게 주제로 수렴되는 방법을 좀 더 고민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육교에 걸린 현수막처럼, F1963의 천장 쪽 허공에 설치된 스크린에서 재생되던 조아나 라이코프스카(Joanna RAJKOWSKA)의 작업이나 VR을 활용하여 가상의 공간에서 오랜 역사를 지닌 한자가 사라져가는 모습을 목도하게 한 이이남의 작업 등은 지나온 역사와 미래를 한데 어우를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또한, 지나치게 교과서다운 형식적인 구성을 취한 프로젝트1과 달리, 공간과 구성 모두가 날것 그대로를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동시대 미술의 한 측면을 부각하고 있음은 분명한 듯 보인다. 90년대 이전을 향해있는 프로젝트1과 90년대 이후를 바라보는 프로젝트2를 매개하는 것은 이제 프로젝트3의 몫이다. 프로젝트의 형식을 취하면서 도리어 학술프로그램인 프로젝트3의 무게가 너무 막중해진 것은 아닌지, 그 역할을 얼마나 잘 수행해낼지 지켜봄 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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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나 라이코프스카, <My father never touched me like that> 스틸,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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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벨리세 과르디아 페라구티(IBELISSE GUARDIA FERRAGUTTI), 퍼포먼스 , 2016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2016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

MEDIACITYSEOUL.KR

일시: 2016년 9월 1일-11월 20일
장소: 서울시립미술관 전관(서소문본관, 남서울생활미술관 전관, 북서울미술관 일부,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일부)
참여 작가: 24개국 61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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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2016이 시작되었다. 11월까지 진행되는 본 행사는 화성인의 활동을 뜻하는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라는 제목으로 진행된다. ‘원하지 않았던 우리들의 어두운 유산을 어떻게 미래를 위한 기대감으로 전환시킬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되는 올해의 미디어시티서울은 동시대 예술가들의 작품을 통해 예술이 해체하는 과거를 굽어보는 한편, 미디어와 매개하며 미래의 미술언어를 구사하는 장을 마련한다.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은 서울시립미술관 전관에서 진행되며, 월요일은 휴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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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프랙티스(강이룬, 어민선)가 제작한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 아이덴티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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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르 위그, <무제 (인간가면)> 스틸
 
 
미디어시티서울 2016
올해 미디어시티서울의 제목인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는 화성인의 활동을 가리키는 말로, 다니카와 슌타로의 시 ‘20억 광년의 고독’에서 따온 말이다.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는 오지 않은 미래의 언어이면서도 존재해왔지만 여전히 미지의 영역에 있는 언어를 발굴하는 올해 미디어시티서울의 기획을 담고 있다. 서소문본관, 남서울생활미술관, 북서울미술관 등 서울시립미술관 전관에서 개최되는 이번 미디어시티서울은 전시, 여름캠프, 출판 프로젝트와 퍼포먼스, 워크숍 등 각종 프로그램으로 구성되며 백지숙이 예술감독 겸 큐레이터를 맡는다.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가 이미 존재하던 음절을 재조합하여 만든 낯선 말인 것처럼, 미디어시티서울의 참여 작가들 역시 익숙한 언어로 새로운 언어를 창조하거나 존재해왔으나 여전히 익숙하지 않은 언어들을 발굴하는 데에 주력한다. 나아가 이를 전파하는 데까지 초점을 맞추면서, 가상의 소통이 궁극적으로 다다르는 지점을 탐색하는 일종의 실험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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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재민, <12>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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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아, <잠>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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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천, <썰매> 스틸
 
 
 
 
 
 
 
 
 
 
 
이 기사의 전문은 ‘CA 2016년 10월호 : 알맞은 디자인 작업실 꾸리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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