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포스트프로덕션
지은이: 니꼴라 부리요(NICOLAS BOURRIAUD)
옮긴이: 정연심, 손부경
디자인: 골든트리
출판사: 그레파이트 온 핑크
판형: 128 × 198mm
페이지: 144쪽
가격: 19,000원
 
관계미학 혹은 관계예술에 기반을 두고 1990년대 이후의 미술을 매개해온 프랑스의 이론가이자 큐레이터인 니꼴라 부리요가 동시대 미술을 기술, 경제, 사회학적 관점에서 재조명한 도서 <포스트프로덕션>이 국내에서 출간되었다. 예술 현장에 대한 새로운 이론이란 평을 받는 본 도서는 동시대 예술에 대한 이야기를 다양한 측면에서 구성하면서 구체적인 작품과 예술가의 이야기를 담아 한층 풍성하게 논지를 끌어나간다.
 
많은 미술가가 이미 있는 작품들, 혹은 사용 가능한 문화적 생산물을 재생산, 재전시하는 것을 포스트프로덕션 예술이라 칭하는 본 도서는 총 4장으로 구성되어 부리요의 주장을 전개한다. 사물의 사용, 형식의 사용, 세상의 사용, 글로벌 문화에 거주하는 방법으로 구성된 각 장은 구분이 꽤 명확하여 타 예술 분야 도서에 비해 접근이 쉽고, 전문용어가 거의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등장하지 않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부리요는 각 장에서 예술가와 작품을 예로 들면서 동시대 미술의 궤적을 짚는다. 1장에서는 뒤샹, 제프 쿤스 등의 응시를 제시하면서 그가 말하고자 하는 바의 개념을 충실하게 다진다. 이러한 장치는 전문가와 비전문가를 두루 아우르는 장치로, 책을 읽고 이해하는 데에 장애물을 미리부터 제거하는 효과를 지닌다. 이 책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2장에 있지 않나 싶다. 이장에서는 디제잉을 비유의 대상으로 삼으면서, 녹음이나 촬영 이후의 후반 작업을 칭하는 포스트프로덕션과 음악을 재조합하는 디제잉이 같은 층위에 있다고 주장한다. 본연의 것에 새로운 관념을 선택하고 부여하는 것이 예술 생산의 방법 중 하나라는 1장에서의 개념을 2장에서 디제잉과 엮어 설명하는 것이다. 그는 새로운 형식을 제시했던 모더니즘이나 아방가르드 전략을 재고하는 데에 디제잉이란 음악적 전략을 적용하면서 논지를 전개해 나간다. 나아가 필립 파레노(PHILIPPE PARRENO), 리암 길릭(LIAM GILLICK), 토마스 히르쉬호른(THOMAS HIRSCHHORN) 등의 작품을 본문에 녹이면서 한층 풍부한 상상과 구체적인 이해를 가능하게 한다. 마지막 장에서는 글로벌 문화의 예술에 관해 다루면서 새로운 예술의 발굴이나 미래를 향한 어떤 대안을 제시하기보다는, 과거의 작품을 이용하는 방식에 대해서 탐구한다. 그의 모든 활동이 관계예술을 향해있듯, <포스트프로덕션> 또한 맥락을 만드는 일은 예술가와 관객의 상호작용을 통해 형성되는 일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부리요는 예술 작품이란 시간, 공간과 관계를 형성하는 활동이라 언급하면서, 이러한 관계가 특수한 맥락에서 생산되었을 때 이에 관해 사유하는 것은 관객, 즉 우리의 몫이라는 말을 끝으로 이야기를 마친다.
 
이 작고 가벼운 책은 부리요의 견해를 ‘다시’로 정리하는 듯하다. 재조합, 재구성, 재맥락화, 재형성 등 다시 의미를 부여하고 전혀 다른 것으로 인식되게끔 하는 것 또한 예술의 생성 활동이라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나아가 이와 관계를 맺고 다른 방식으로 사유하는 것의 중요성을 짚어가는 듯하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 주목 받던 시대는 일찌감치 지났다. 많은 것이 생겨나고 그 위에 또 생겨나는 이 시점에서 예술이 향하는 길은 있는 것을 다시 새롭게 있도록 하는, 유에서 유를 생산하는 것일지도 모를 일이다.
 
 
 

글 — 이주연


 
 
 
■ 출판사 책 소개
 
동시대 실천의 유형을 설정하고, 공통점을 찾기 위해 일련의 제작방식을 분석한다. 또한 과거에도 존재하였던 고전적 미술사적인 개념인 상호작용이나 참여가 어떻게 급진적인 관점에 의해서 예술가들이 재사유하는지를 분석한다.
 
특히 이 책은 동시대를 공유와 예술가들에 대한 형식, 태도, 이미지의 목록화의 체계 속에서 바라보고 있는 오늘의 현상에 주목한다. 현장에서 작품을 누구보다도 주의깊게 살펴보고 묘사하는 니꼴라 부리요의 산물이며, 예술가의 흔적 속에서 드러나는 개념들을 치밀하게 구축하는 생생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 지은이 소개
 
니꼴라 부리요(NICOLAS BOURRIAUD)
1965년에 태어났다. 관계미학 혹은 관계예술 개념을 기반으로 1990년대 이후의 미술을 매개해 온 프랑스의 큐레이터이자 이론가, 그리고 비평가이다. 프랑스 미술 평단에서의 활동과 더불어, 그는 1999년 파리에 위치한 현대 미술 공간 팔레 드 도쿄를 창립하고, 2006년까지 제롬 상스와 공동 디렉터를 역임했다. 이후 2007년에서 2010년까지 런던 테이트 브리튼의 큐레이터(Gulbenkian curator of contemporary art)로 재직하면서 2009년 테이트 트리엔날레 <얼터모던 Altermodern> 전시를 기획했다. 2011년에서 2015년까지는 파리 국립고등미술학교의 학장으로 재직했으며, 최근에는 프랑스 몽펠리에 라 파나세 아트센터(La Panacee Art Center) 예술 감독, 그리고 타이페이와 카우나스에서 열린 비엔날레 총감독을 맡은 바 있다. 부리요는 1990년대부터 베니스 비엔날레, 리옹 비엔날레 등 다양한 맥락의 국제전을 기획하는 동시에 이론적 작업을 수행하면서, 동시대 미술 담론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그의 이론을 대변하는 주요 저작으로는 <관계의 미학 Esthetique Relationnelle>(1998), <래디컨트 The Radicant>(2009), <엑스폼 The Exform> (2016) 등이 있다.
 
 
■ 옮긴이 소개
 
정연심
뉴욕대학교(New York University)에서 예술행정과 근현대미술사, 비평이론을 공부했으며, 뉴욕대학교 인스티튜트오브파인아츠(Institute of Fine Arts)에서 미술사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구겐하임미술관(The Solomon R. Guggenheim Museum)에서 개최된 백남준 회고전의 리서처로 일했으며, 프랫인스티튜트(Pratt Institute), 와그너칼리지(Wagner College), 몽클레어주립대학교(Montclair State University) 등에서 강의했고, 뉴욕주립대학교(State University of New York) 패션인스티튜트오브테크놀로지(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의 미술사학과에서 조교수를 역임했다. <비평가 이일 앤솔로지>, <현대공간과 설치미술> 등 다수의 저서와 번역서가 있으며, 2014년 광주비엔날레 20주년 특별전 협력큐레이터를 역임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예술학과 부교수로, 미디어아트와 한국 설치미술에 대한 글을 집필 중이다.
 
 
 
 
 
 
 
 
 
 
이 기사는 ‘CA 2016년 10월호 : 알맞은 디자인 작업실 꾸리기’에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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