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그래픽연맹 2016 서울잔치
AGI SEOUL 2016

A-G-I.ORG

일시: 2016년 9월 24일-9월 29일
주최: AGI, 서울디자인재단
 
 
 
지난 9월 24일부터 29일까지 6일간 국제그래픽연맹 2016 서울잔치(이하 AGI 2016)가 열렸다. AGI는 1951년에 설립되어 현재 30국가, 400여 명의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회원으로 소속된 단체로, 매년 회원 국가 중 한 곳을 선정하여 강연회(AGI OPEN)와 회원대회(AGI CONGRESS)를 개최한다. 또한, 각 나라의 개최를 기념하는 전시 프로젝트를 열어 디자인을 향한 대중과의 다양한 창구를 만들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인다. 올해는 디자인 지향 도시의 기대를 안고 있는 서울을 배경으로, 그래픽 디자인과 그에 대한 이야기로 비전을 찾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첫 번째 스포트라이트에서는 AGI 2016의 대중과 소통하는 가장 큰 행사인 강연회를 둘러보고, 세계의 그래픽 디자이너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또한 AGI 2016에서 디자인 산물을 선보인 디자이너들에게 뒷이야기를 청해보았다. 더불어 연계 전시인 ‘I LOVE SEOUL’ 포스터 전에서 선보인 유능한 그래픽 디자이너의 작품들을 함께 소개하고자 한다.
 
 

취재 — 배정철
사진 — 김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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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그래픽연맹 2016 서울강연회
AGI OPEN SEOUL 2016

2016.AGI-OPEN.COM

일시: 2016년 9월 24일-9월 25일
장소: 동대문디자인플라자
 
 
 
국제그래픽연맹 2016 서울강연회
이틀에 걸친 행사가 마무리되었다. 비교적 고된 일정에 체력은 바닥났지만, 머릿속은 디자이너들의 다양한 경험과 통찰로 가득했다. 많은 연사가 참여한 강연회였지만 전체를 관통하는 한 가지 사실이 있었다. 발표의 내용은 각기 다를지언정, 모든 디자인 산물이 창작자와 닮아있다는 점이었다.
 
가구 디자이너이자 그래픽 디자이너인 조규형은 이번 강연에서 활자를 주제로, 마음을 전하는 가장 흔한 수단인 글자를 이용한 다양한 디자인을 소개했다. 조규형은 규칙적인 시스템을 지닌 문자와 감성을 효과적으로 전하는 그림을 엮어 새로운 형상과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전통적인 의미의 글자가 아닌, 의미와 이야기를 담은 그림 활자를 디자인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그림 활자로 디자인된 담요를 아이에게 선물한 그의 경험은 조규형이 추구하는 디자인 정체성과 무척이나 닮아있었다.
 
한편, 진달래와 박우혁은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는 작품들로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내부와 외부에 대한 탐구를 시도했다. 그들은 문자에서 시작하여 여전히 문자로 디자인을 지속하면서, 작은 조각들이 점점 커진다는 특성과 불완전하다는 특성을 활용하여 텍스트를 분해하고 조립한다. 진달래와 박우혁은 자신의 디자인으로 독자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며 기존의 시스템에서 벗어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 큰 범위의 새로운 관습을 마주하게 되었고, 계속해서 그것을 벗어나고자 노력해야만 했다. 그들은 탈주의 노력이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우주에 인간의 노랫말을 보내는 행위와 유사하다고 언급했다. 문득, 그들이 보낸 노랫말은 지금 우주 어디에 다다랐을지, 앞으로 어디까지 나아갈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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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 박우혁
 
 
스테판 사그마이스터는 진정한 연설가다운 면모를 보였다. 지난 16년 7월호 인터뷰에서 밝혔듯, 그는 아름다움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 이 행사에서도 강하게 피력했다. 사그마이스터는 미의 기능에 대한 실험을 지속해왔다. 그 실험 중 하나는 몬드리안의 추상화 < COMPOSITION II IN RED, BLUE, AND YELLOW, 1930>과 연관된 작업이었다. 몬드리안의 작품을 모방한 그림을 비전문가와 알츠하이머 환자를 포함한 대중에게 보여주었을 때, 모두가 더 아름다운 작품으로 몬드리안의 것을 선택했다는 결과는 실로 흥미로웠다. 사그마이스터는 인간은 본능적으로 아름다운 것을 지향하지만, 1970-80년대 독일의 잘못된 경제적 기능주의가 전 세계를 모더니즘으로 통일했고, 그것이 각각 나라 고유의 전통과 아름다움을 파괴했다고 이야기한다. 한편, 국가마다 비슷한 지하철 시스템 사이에서 모스크바의 지하철 시스템만이 독특하다고 언급하면서, 그들만이 진실을 향했기 때문이라는 견해를 전한다. “이러한 현상은 기능주의자들이 오로지 기능만을 추구했을 때 발생하는 문제죠.” 사그마이스터가 말한다. 그의 강연은 그가 추구하는 디자인의 모습을 요약하고 있는 하나의 문장으로 정리된다. “대중이 몬드리안의 작품이 모방품보다 더 아름답다고 알아채는 것처럼, 사람에게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본능이 있습니다. 아름다움이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사람의 진실을 향해있기 때문입니다.”
 
폴라 셰어는 거쳐 온 수많은 작업을 토대로 아이덴티티 디자인에 관한 통찰을 전했다. 그녀는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작업마다 각기 다른 주안점을 두었다는 것을 강조한다. “단순히 조형적으로 통일하는 것뿐 아니라, 결과물을 접하는 모든 이와의 공감이 중요합니다.” 폴라 셰어가 말한다. 그녀는 일례로, 태풍 샌디로 붕괴되었던 해안 도로의 아이덴티티 작업이었던 프로젝트 ‘ROCKAWAY’의 과정을 소개했다. 보도 블록 모양을 모듈 삼아 서체를 제작하고, 그 모양의 보도 블록을 실제 조경에 접목한 이 프로젝트는 해안 도로의 아이덴티티를 형성하면서 근사한 결과를로 이어졌다. 이 외에도 국립인권센터(NATIONAL CENTER FOR CIVIL AND HUMAN RIGHTS)의 벽화와 뉴 스쿨(NEW SCHOOL), 아틀란틱 시어터 컴퍼니(ATLANTIC THEATER COMPANY), 퍼블릭 시어터(THE PUBLIC THEATER)의 아이덴티티 디자인 등을 소개하면서 프로젝트마다 각기 다른 기준을 두었음을 다시금 강조했다. 그녀의 이러한 디자인 철학은 심미성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냈다. 폴라 셰어의 아이덴티티 디자인은 시각적인 장식과 통일성도 물론 중요하게 여기지만, 그 전에 자리한 중요한 요소들을 고려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녀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역사, 장소, 성격, 현실적 조건 등 가치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관객의 공감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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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판 사그마이스터
 
 
이스트반 오로스(ISTVÁN OROSZ)는 진지한 일러스트레이터였다. 그는 숨겨진 상을 이용하는 방법을 탐구해왔으며, 착시, 반사, 그림자, 형태적 역설을 이용한 그림으로 다양한 작업을 지속해왔다. 착시 기법을 담은 그림에서는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특성을 이용해 현대 정치 등에 관한 내용을 담았다. 그림자를 이용하여 시간의 관계와 방향성을 나타낸 작업도 있었다. 한편, 형태적 역설을 담은 한 작업에서는 오로스가 기하학을 대하는 태도가 여실히 드러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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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트반 오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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