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 이슈
POSTER IS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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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2016년 11월 3일-13일
주최: 마포 디자인, 출판 진흥지구 협의회
주관: GRAPH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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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미, RE: RE: RE: 수정사항 전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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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민, ON AND ON AND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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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와 민, 프로페셔널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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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준호, 거부당한 제안들 2013-2016
 
 
지난 11월, 다양한 포스터를 한데 보이는 페스티벌 포스터 이슈가 출범을 알렸다. 올해 첫걸음을 내디딘 이 행사는 포스터의 변화하는 기능과 미학을 탐구하면서 포스터를 수집하고 연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기획되었다. 포스터 이슈는 5개의 전시, 2개의 워크숍, 4개의 강연으로 구성되어 포스터의 구석구석을 살피고 알릴 수 있게끔 진행되었으며, 이에 더불어 관객이 포스터를 소장할 수 있도록 포스터숍을 운영하기도 했다.
 
5개로 기획된 전시는 주제전, 팀 프로젝트, 개인 프로젝트, 특별전, 초청전으로 구성된다. 주제전인 <온 포스터>는 11월 3일부터 13일까지 마포구 상수동에서 진행된 전시로 26명(팀)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참여하여 포스터라는 매체에 대한 디자이너 본인의 생각을 한 장의 포스터로 표현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말하자면 포스터에 관한 포스터 전시인 셈이다. 이 전시는 건물 하나의 전 층을 활용하여 진행되었으며, 포스터를 촬영한 사진과 함께 포스터 작품을 전시하여 포스터의 안과 밖을 두루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4인의 사진가들이 두 달 동안 촬영한 포스터 사진은 나이트 전단지부터 교내 벽보, 공연 포스터 등 다양한 종류를 포함하고 있다. 포스터의 성격별로 부착된 사진들과 함께 26인의 디자이너가 선보이는 포스터 작품은 개개인의 생각이 다름을 표현하듯 같은 규격 안에서 다양한 색상과 모양으로 표현되었다.
 
권준호는 ‘거부당한 제안들 2013-2016’라는 제목의 포스터를 선보인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2013년부터 2016년까지 거절당한 디자인 제안을 이미지로 삼아 제작한 포스터다. 김소미의 ‘RE: RE: RE: 수정사항 전달 드립니다.’ 역시 제목을 통해 그 내용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는데, 원과 사각형, 화살표만으로 구성하여 포스터 작업의 조율 과정을 언뜻 엿볼 수 있게 했다. 한편, 이재민은 매체의 변화에 적응하고 있는 포스터의 속성을 한 장의 포스터에 담아 제시한다.
 
<온 포스터>는 포스터가 더 이상은 정보 제공의 도구로만 제작되는 것이 아님을 피력하면서 전시의 의의를 더했다. 현시대는 매체가 다양해짐에 따라 포스터가 종이 밖까지 유연하게 맴돌고 있는 때인 만큼, 포스터의 기능에 관해 다시금 정리해볼 필요가 있다. 오늘의 포스터와 직면해보자고 이야기하는 <온 포스터> 전은 디자이너가 생각하는 포스터의 정의, 즉 포스터의 개념을 정리하면서 포스터 이슈의 시작을 알렸다.
 
 
 
온 포스터
ON POSTERS


일시: 2016년 11월 3일-13일
장소: 마포구 상수동 315-7
참여작가: 강준모, 권준호, 김나무, 김동환, 김소미, 김영나, 김태헌, 김형진, 문장현, 박연주, 박철희, 석재원, 성재혁, 슬기와민, 신신, 안병학, 유명상, 유윤석, 이경수, 이재민, 이재원, 정진열, 진달래X박우혁, 채병록, 한정훈, 홍은주X김형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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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용과 사이에의 협업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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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제엽과 미스터리유니온의 협업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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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민영과 더북소사이어티의 협업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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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전 <서점을 위한 포스터>는 지난 11월 탈영역 우정국에서 진행된 전시로, 독립서점, 동네서점, 컨셉 서점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새로운 서점 25곳과 25명(팀)의 시각 작업자들이 협업한 포스터를 선보였다.
 
최근 다양한 종류의 서점이 서울을 비롯한 각종 지역에서 얼굴을 내밀고 있다. 장르에 상관없이 모든 도서를 다루는 일반 서점은 물론이고, 독립서점, 추리소설 서점, 시집 서점 등 하나의 영역에 뿌리를 둔 개성 있는 서점도 등장하는 추세다. 이름도, 성격도 점차 다양해지는 서점이 디자인이라는 영역과 만나 포스터로 정체성을 뽐내는 <서점을 위한 포스터> 전은 서점과 디자이너의 면면을 한 장의 포스터로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노랑을 핵심 색상으로 사용한 땡스북스와 유어마인드의 포스터는 같은 색상임에도 각자의 정체성을 또렷하게 녹여내어 전혀 다른 작품처럼 보인다는 점이 재미있다. 한편, 2015년 사라진 책방 가가린이 포함되었다는 점도 의미 있다. 많은 서점이 등장하는 만큼, 사라지는 서점 또한 적지 않음을 시사하면서 존재하는 동안 가가린이 가졌던 독보적인 분위기를 소환해내어 안팎의 의미를 획득한다.
 
<서점을 위한 포스터> 전은 탈영역 우정국에서 진행된 만큼, 재미있는 형태로 배치되어 흥미를 자아냈다. 작품이 머무는 영역을 벽이라는 평면에 두는 것이 아니라 유리 안쪽에 위치하게 하여 공간감이 느껴지는 구성을 취했다. 서점 포스터들은 오롯한 태도를 유지하면서도 공중을 부유하고 있어 종이를 바라보고 있을 뿐인데도 서점과 같은 어떤 공간을 목도하는 기분이 들게끔 한다. 디자이너와 서점이 협업하여 포스터에 장소성을 부여하고 작품의 배치로 공간감을 자아낸 <서점을 위한 포스터> 전은 디자인과 서점, 그리고 전시의 교차점을 흥미롭게 선보인 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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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효영과 위트 앤 시니컬의 협업 포스터
 
유희경, 위트 앤 시니컬 대표

디자이너와의 소통은 무척 어렵다. 친절한 설명은 지나친 관여가 되고, 모호한 의견 제시는 무의미한 방해가 되기 십상이다. 황효영 디자이너에게 요청한 것은 ‘종이 위에서 놀아 달라’ 딱 한마디였다. 그게 시집 서점 위트 앤 시니컬의 정체성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으나, 어쩔 수 없이 자책을 하고 말았다. 그러나 디자이너가 시안을 보여주었을 때 개떡을 찰떡으로 둔갑시켜내는 그 능력에 감탄하느라 그간의 마음 졸임은 온데간데 없어져버렸다는 것을 꼭 말해두고 싶다.
 
위트는 ‘맞다’고 말하는 행위이며 시니컬은 ‘아니다’라고 말하는 행위다. 아니, 위트는 ‘아닐 수도 있다’는 발상이며, 시니컬은 ‘맞을 수도 있다’는 의견이다. 어쩌면 위트와 시니컬은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포스터에 사용된 오(O)와 엑스(X)는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는 시의 은유성을 상징하는 듯하다. 네모라는 판 위에서 떠들썩하게 놀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오와 엑스가 눈에 찰싹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은 까닭은 과연 그 때문이었다.
 
 
황효영, 그래픽 디자이너

시집 서점 위트 앤 시니컬은 출판사 아침달을 통해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유희경 시인이 서점을 시작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진행되면서부터 그곳의 전체 아트웍을 담당하고 있는데, 이러한 인연이 자연스럽게 <서점을 위한 포스터> 작업으로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작업에 돌입하기에 앞서 나는 서점의 특징을 살릴 요소부터 조사하기 시작했다. 위트 앤 시니컬이 시를 다루는 공간인 만큼 시를 활용한 포스터를 제작하고자 했다. 그러나 유희경 시인과 몇 차례의 회의를 진행하면서 작업의 내용은 완전히 뒤집어졌다. 1차로 작업한 디자인에는 서점만 표현되었다는 것이 문제가 되었다. 서점이라는 틀에 관한 표현 뿐 공간을 채우는 것들, 이를 테면 시, 사람, 책, 시간 등에 대한 이야기는 없어 보인다는 이유에서였다. 포스터를 제작하는 디자이너의 입장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 또한 논의 대상이 되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유희경 시인은 디자이너가 바라보는 서점을 원했던 게 아닐까 싶다.
 
나는 몇 차례 회의를 거쳐 서점인 척하는 포스터가 아닌, 오롯이 위트 앤 시니컬이 가지는 것들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됐다. 그리고 답은 의외로 간단하고 명료했다. 위트적이고 시니컬한 포스터를 제작하는 것이 이 서점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나는 위트적이되 유치하지 않고, 시니컬하되 건방져 보이지 않을 방법을 고민했다.
 
포스터는 위트 앤 시니컬의 엠블럼인 ( , ) 기호를 기본 디자인 요소로 설정하여 제작되었다. 그래픽 요소를 조금 더 삽입하여 그럴 싸한 시각물로 제작할 수도 있었고, 많은 의미를 부여하여 이른바 있어 보이는 결과물을 도출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더하기보다는 빼기에 집중했고, 마무리는 시니컬하길 바랐다. 포스터 디자인은 어떤 시점에 이르러 딱 멈추었고 이는 꼭 시의 마지막 문장에 마침표를 찍는 행위와 같았다.
 
위트 앤 시니컬을 위한 포스터에는 많은 말이 들어 있지 않다. 당신이 위트 앤 시니컬을 아는 사람이라면 이 포스터를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하리라 믿는다. 혹여 그렇지 않더라도 위트 있게 씩 웃고 시니컬하게 쓱 보고 지나쳐 주길 바란다. 우리는 누구나 위트적이고 시니컬하지 않은가.
 
 
 
서점을 위한 포스터
POSTERS FOR BOOKSHOPS


일시: 2016년 11월 3일-13일
장소: 탈영역 우정국 2층
참여서점-작가: 가가린-이예주, 고요서사-양지은, 다시서점-구소민-달팽이 책방-타불라라사, 더북소사이어티-양민영, 더폴락-구민호&김민정, 도어북스-타불라라사, 땡스북스-김욱, 미스터리유니온-송제엽, 별책부록-유선경, 비플랫폼-보이어, 사이에-조태용, 샵메이커즈-구영경, 소심한책방-5UNDAY, 스토리지북앤필름-이재영, 위트앤시니컬-황효영, 유어마인드-김가든, 짐프리-안혜영, 책과생활-권영찬, 책방 이층-정재완, 책방 만일-조현열, 책방숲-이지영, 초원서점-윤시현, 퇴근길책한잔-김종현, 한강문고-신덕호
 
 

글 — 이주연

 
 
 
 
 
 
 
 
 
 
 
이 기사는 ‘CA 2016년 12월호 : 2016 영국 최고의 스튜디오 30′에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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