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 소개를 부탁합니다.
익명의 곰사람들과 주변 인물이 등장하는 도트 4컷 만화입니다. 제 만화의 주인공들은 대개 동물 귀를 달고는 있지만 본질이 동물은 아닙니다. 외적인 차이를 보여주는 수단에 불과한데요. 처음에는 인간을 그리기가 싫어 미지의 생명체를 만들까도 생각했는데, 너무 자세한 상상으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랐어요. <울고 웃는 만화>는 단편 작품 중 하나로, 저주에 걸려 실제 느끼는 감정과 그 표현이 뒤바뀐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상황을 표현했어요.
 
솔직함, 황당함, 허무함 등이 인상적이에요. 만화의 소재는 어디에서 찾는지 궁금합니다.
주로 혼자만의 생각이나 기분 변화에서 얻곤 합니다. 만화의 내용에 제 감정이 많이 반영되기도 하고요. 소재나 사건보다는 그에 수반되는 감정을 다양하게 그리고 싶어서 지나치기 쉬운 작고 단순한 사물, 순간 등에 착안해요. 감정을 좌우하는 요소를 찾아내는 거예요. 내용을 구성할 땐 조금 태평하면서도 가학적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 만화는 보통 주인공에게 모든 요소를 떠넘기는 식인데, 이를테면 사소한 일이나 사물로 감정이 변화하는 주인공을 그리되, 4컷 안에 모든 걸 담지는 않으려고 해요. 4컷에 미처 그리지 못한 뒷얘기를 독자들이나 제가 알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버리는 거죠. 그건 주인공이 책임질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픽셀 작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작업 과정이 궁금해요.
처음엔 엉성한 선이 주는 특유의 느낌이 좋아서 그림판으로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점차 조금 더 안정된 프로그램을 찾게 되었는데, 그 결과 인터넷에 무료로 배포되는 픽셀 전용 프로그램 중 하나를 사용하게 되었어요.그 프로그램으로 한 컷씩 나누어 그림을 그리는 방식입니다. 겹치는 픽셀은 지우고, 대사를 넣고, 4컷으로 합치고 난 뒤 포토샵으로 색을 보정하여 마무리합니다. 각 컷의 대사나 그림을 여러 가지 버전으로 만들어서 계속 바꾸어 적용해보기 때문에 완성까지는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리는 편이에요. 글자의 색상과 배치는 어조에 차이를 주는 요소이기 때문에 화면을 좀 더 풍성하게 만들고자 말풍선마다 다른 색상을 사용하는걸 선호 해요. 별다른 의미가 없거나 장면 전환 직전의 대사 등에만 검정을 사용하는 식입니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가 궁금합니다.
지금껏 언리미티드 에디션에서 판매할 만화 중철본 작업으로 바빴는데, 한가해지는 대로 다시 꾸준히 4컷 만화를 그려 업로드할 예정입니다. 멈춰뒀던 일러스트 작업도 재개하고 싶어요. 계속 작업을 쌓아서 일러스트집을 만들고 싶은데 우선은 이번에 만든 만화책을 열심히 판매해봐야할 것 같습니다. 내년에는 애니메이션을 공부해서 영상에도 도전해보려고 해요. 무얼 하든 앞으로도 재미있게 즐기며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글 — 이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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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트를 이용한 만화와 일러스트를 그리고 있다.
 
 
 
 
 
 
 
 
 
 
 
이 기사는 ‘CA 2016년 12월호 : 2016 영국 최고의 스튜디오 30′에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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