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프자키스는 고급 와인 패키지를 위해 모듈화 시스템을 만들어 다양한 시각적인 재미를 넣었다

트라플 와인 패키지

TRAPL WINES

클라이언트

트라플 와인

TRAPE WINES

TRAPL.COM

스튜디오

타이프자키스

TYPEJOCKEYS

TYPEJOCKEYS.COM

기간: 2개월

공개일: 2014년 여름

디자인 개요 – 미하엘 호흐라이트너

요하네스 트라플(Johannes Trapl)은 우리 사무실이 위치한 빈의 인근에서 와인을 만드는 청년이다. 그는 큰 성공을 거두었으며 전 세계에 와인을 판매하고 있다. 트라플은 오랜 바람대로 품질에 좀 더 신경 쓴 고가 한정판 와인 시리즈를 만들기로 했다. 최고급 포도만을 사용하여 발로 으깨 만든 와인으로 무수히 많은 세부 작업이 생산 과정에 포함되며 패키지가 그 모든 내용을 반영해야 했다.

트라플은 다른 와인 제품과 시각적인 면에서 전혀 유사점이 없는 새 디자인을 원했다. 그의 이름이 오스트리아 지역에 널리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번만큼은 이름을 앞세우고 싶어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완전히 다른 방식의 디자인을 보고 싶어 했다. 자연히 작업 조건은 상당히 자유로운 편이었다. 트라플은 우리가 해온 일들을 잘 알고 있었고, 어느 정도 놀랄만한 성과를 얻기 바랐다. 따라서 우리는 자유롭게 일에 착수할 수 있었다.

와인 프로젝트를 맡은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으므로 와인의 제조 과정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그래도 우리는 자료 조사를 시작으로 이 프로젝트의 발걸음을 떼었다. 우리는 트라플의 포도밭을 방문하여 와인의 제조 과정과 회사를 꼼꼼히 살펴보았고 사진도 많이 찍었다. 트라플이 만드는 와인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고 싶었다. 포도밭에서 포도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섰을 때 트라플이 땅속의 지렁이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다. 지렁이는 포도의 성장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지렁이를 해치지 않으려고 특별한 도구를 쓴다고 했다. 지렁이 이야기를 비롯해 그가 들려준 많은 이야기가 라벨을 완성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우리는 18개의 초안을 만든 다음 여섯 개로 추렸다. 하나가 아니라 일곱 개의 라벨을 한꺼번에 만들어야 했기 때문에 이 라벨들이 서로 시리즈처럼 보여야 한다는 점을 이해했다. 우리는 여섯 개의 디자인을 다시 세 개로 줄여 클라이언트에게 제시했다. 첫 번째 초안은 일러스트레이션을 기초로 한 모듈화 시스템으로 우리는 나중에 이 아이디어를 더욱 발전시켰다. 다음 초안은 좀 더 기하학적인 형태였다. 마지막 초안은 예술적인 느낌이 많이 풍기는 것으로 겹인쇄된 색상을 활용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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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uck

작업 과정 – 토마스 가브리엘

트라플이 모듈화 방식의 아이디어를 채택해서 만족스러웠다. 가장 개별적으로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다른 이야기들을 그와 함께 자유롭게 떠올렸으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일러스트레이션을 그려나갈 수 있었다. 어떤 경우엔 터무니없는 일러스트레이션을 삽입하기도 했다. 키르흐버그(Kirchberg)라는 이름의 와인은 ‘교회가 있는 언덕(church hill)’이라는 의미인데, 우리는 여기에 발음이 비슷한 윈스턴 처칠의 이미지를 그려 넣었다. 일러스트레이션은 샀거나 오래된 책에서 찾은 사진에서 따왔으며 때로는 직접 그리기도 했다. 처칠은 그의 사진을 에칭 스타일로 전환하여 사용했다.

프레임 아이디어는 가족들 사진이 테두리가 서로 제각각인 액자들 안에 끼워져 있는 거대한 벽에서 얻었다. 같은 패턴은 절대 두 번 사용하지 않았다. 테두리를 새롭게 만들기 위해 형태와 원을 가지고 여러 가지로 활용했다. 테두리 패턴이 너무 무거운 느낌을 줄 때는 주변에 상대적으로 가벼운 것을 배치했다. 요소들을 어떻게 끼워 넣느냐가 문제였다.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레터링이나 고전적인 서체를 활용했지만, 밑줄이 들어간 P의 경우에서 보듯이 현대적인 요소들도 삽입했다. 타이프자키스는 폰트도 개발하고 있으므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글씨를 세밀하게 검토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라벨 작업을 처음 시작할 때 트라플(Trapl)의 철자가 잘 판독되지 않았다. 라벨을 매번 똑같이 구성하길 원하지 않았으므로 일곱 가지 방식으로 글자를 배열했다. 가독성은 계속 유지되어야 했다.

고급 와인이 대상이었으므로 라벨은 고급스럽게 보여야 했고 포장지도 그런 점을 충분히 전달해야 했다. 트라플의 유기농 재료, 지렁이에 대한 애정, 와인의 수작업 공정을 고려했을 때 금색 포일은 너무 호화롭다는 느낌이 들었다. 구리색이 가장 이상적이었다. 고급스럽기만 한 것이 아니라 땅의 온기도 담고 있는 색이기 때문이다. 포일을 사용하면서 선의 굵기를 표현하는 데 제약이 생겼다. 트라플이라는 이름은 항상 검정으로 인쇄해야 했는데 포일이 빛을 반사하면 읽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트라플은 해마다 라벨을 반복해서 사용할 목적으로 수천 장을 제작했다. 우리는 변경할 필요가 없는 요소는 전부 포일에 인쇄하거나 오프셋 블랙으로 인쇄했고, 바코드처럼 변경해야 하는 요소들은 나중에 플렉소 방식으로 인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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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 미하엘 호흐라이트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모든 규칙과 규율을 확실하게 파악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와인 라벨에는 들어가야 할 정보가 아주 많다. 예컨대, 알코올 도수나 제조사 정보가 기재된다. 정보가 기재되는 부분도 와인 병의 다른 부분처럼 디자인해서 프레임 구조 속에 담았다. 특정 정보의 경우에는 규정상 지켜야 하는 규격이 있어서 꽤 어려운 작업이었다. 글자 높이의 경우 알코올 도수는 최소 5mm, 제조사 이름은 2mm를 지켜야 한다. 모든 디자인 요소가 승인되어야 비로소 제품 판매가 허가된다.

라벨의 디자인 컨셉을 와인 박스에 적용하는 것도 또 다른 도전 과제였다. 포일 프린팅을 사용할 수도 있었으나 습기나 먼지에 노출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리 실용적이지 않았다. 우리는 같은 구리색 포장 위에 메탈릭 잉크를 적용하기로 했다. 반사 재질이 아니라서 판독이 용이했으므로 검정을 고집할 필요가 없었다. 우리는 일부 일러스트레이션을 더 큰 사이즈로 다시 그렸고 ‘유리 취급 주의’와 같은 몇 가지 요소를 첨가했다.

트라플은 와인 전시회와 재판업자에게 새 와인 병을 공개했다. 그리고 디자인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많이 얻었다. 물론 별로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늘 있는 법이다. 전통을 고수하려는 사람들은 마음에 드는지 아닌지 확실하게 말하지 못하기도 했다.

우리는 이런 종류의 패키지 프로젝트를 정말 좋아한다. 특히 트라플처럼 신뢰할 수 있는 클라이언트의 일이라면 더욱 좋다. 우리는 매우 규모가 큰 업무도 수행하고 있다. 몇 년에 걸쳐 진행되는 환경 프로젝트로 업무량이 어마어마하다. 이 아이덴티티 프로젝트를 하느라 거의 일 년을 투자하긴 했지만 상당히 단순한 프로젝트였다. 한계는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우리가 모체를 완성한 이래로 디자인에 몇 가지 변화가 있었다. 우리는 트라플이 중국에서 사업을 구축하면서 라벨을 적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 기사는 ‘CA 3월호 : 프리랜서로 산다는 것’에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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