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튼 맥의 시작은 초라했다. 설립자인 브루노 맥(Bruno Maag)의 침실 뒷방에서 1991년 첫 문을 연 이 스튜디오는 테스코, BMW 같은 대형 브랜드들의 맞춤형 타입을 제작하면서 2000년 초 여섯 명의 직원을 거느린 유기적인 조직으로 성장했다. 그러다 이 스튜디오의 운명을 완전히 바꿔놓은 한 건의 의뢰가 있었으니 바로 4년에 걸쳐 전 세계를 무대로 진행한 노키아 프로젝트다. 지금부터 맥으로부터 달튼 맥의 성장과정과 브랜드 맞춤형 타입의 역할에 대해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달튼 맥
DALTON MAAG

런던 브릭스톤
DALTONMAA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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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보다 풀타임 디자이너를 선호하는 노키아 때문에 당신은 많은 직원을 채용하는 큰 결단을 내렸죠. 이 프로젝트가 끝나면 어떻게 될지 걱정스럽지는 않았나요?
타입 디자인은 굉장히 전문적인 작업입니다. 그래서 타입 회사들로선 뛰어난 자질의 프리랜서를 확보하기가 대단히 어렵죠. 이 때문에 모든 스튜디오들은 각자의 작업 방식과 절차를 갖추고 있습니다. 노키아 프로젝트에서 보듯 이런 작업에는 디자인뿐만 아니라 기술적, 언어적 실력도 필요해요. 사실 우리가 직원을 늘리기로 한 것은 스튜디오의 수준을 높이려는 목적 때문이었지만 그 후엔 대형 프로젝트들을 맡기 위해 많은 직원들을 계속 유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달튼 맥에 들어온 사람은 무조건 3개월에 걸친 연수를 받는데 이는 프리랜서 채용에서는 결코 가능하지 않은 조건이죠.
 
 
그들의 브랜드에 맞는 타입을 제작해야 한다고 클라이언트를 설득하는 게 어려운가요?
그래요, 언제나 힘들어요! 맞춤형 타입은 시간적으로나 비용상으로나 큰 모험이기 때문입니다. 클라이언트들은 대개 타이포그래피에 대해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어떤 타이포그래피를 쓰느냐는 곧 어떻게 옷을 입느냐, 어떻게 자동차를 운전하느냐 또 어떤 방식으로 대화를 하느냐에 비유될 수 있다는 점을 그들에게 인식시켜 주어야 합니다. 그러나 종종 이러한 설득은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죠. 대신 맞춤형 서체 제작에 투자하는 대가로 얻게 되는 금전적, 실질적 이득이 클라이언트들을 움직이게 만들어요. 특히 큰 기업 클라이언트일수록 더욱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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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의 성격을 명확히 드러내고자 타입이 하는 역할은 무엇인가요?
서체의 감정적 효과를 측정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쓰이는 환경에 따라 굳이 설명을 해보자면 유니버스나 헬베티카 같은 그로테스크한 서체는 다소 남성적이고 공학적이며 차갑고 그래서 친근감이 떨어지는 데 비해 인간적인 산세리프로 볼 수 있는 프루티거는 개방적이고 따뜻하며 쉬운 느낌을 줍니다. 또한 세리프 서체들은 약간 오래된 책의 느낌을 풍기죠. 이처럼 서체로 당신은 목소리의 톤을 조절할 수 있어요. 소리를 칠 수도 있고 조용히 속삭일 수도 있죠.
 
 
달튼 맥은 현재 울프 올린스, 퓨처브랜드, 브랜드 유니온, 랜도 같은 세계적인 대형 에이전시들과 함께 작업해 왔습니다. 그들과의 작업 여건은 나아지고 있나요?
그들이 우리를 대하는 자세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음을 느낍니다. 이는 아마도 제가 ‘가급적 프로젝트를 빨리 알려 주세요. 돈이 드는 일도 아니잖아요. 일찍 알려줄수록 우리가 효과적인 조언을 해드릴 수 있습니다.’라고 늘 강조하고 다닌 것이 효과를 낸 것 같아요.
우리는 이 에이전시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늘 노력해요. 그들이 클라이언트에게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보여줄 서체의 스케치들을 만들어 준다거나 프로젝트가 완성된 뒤 불거질 가능성이 있는 재정적 보상 문제도 협의해 줍니다.
 
 
 

 
손글씨 폰트

러쉬 레터링

2013년 달튼 맥은 러쉬로부터 리브랜딩을 도와 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중립적이고 현대적인 느낌으로 회사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함이었다. “그들은 자유롭게 쓰는 손글씨처럼 텍스트가 표현되는 툴을 원했어요.” 서체 디자이너 리카르도 드 프란체스키(RICCARDO DE FRANCESCHI)가 말한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을 위해 가능한 한 많은 글자들을 모았습니다. 거기에서 적당한 스타일들을 찾아 이를 바탕으로 5가지 디지털 버전을 구상했죠.” 모든 글자에 두 가지 대체 버전을 마련했고 유독 많이 사용되는 글자들에는 세 가지를 만들었다. “우리는 합자도 만들었어요. 사용 빈도뿐만 아니라 러쉬에서 손글씨를 쓰는 방식까지 감안해서 선택된 합자들이기 때문에 어떤 조합으로든 잘 결합됩니다.”
 
 
 

 
미세한 수정

미켈 로고타입

리벨라가 생산하는 품질 좋은 주스를 위해 로고타입을 조금 더 세련되게 손질하는 작은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기존의 로고타입을 존중하면서도 보다 일관적이고 글씨의 멋스러움을 살리는 글자형태를 연구했습니다.” 디자이너인 스튜어트 브라운(STUART BROWN)이 설명한다. “여기서 보면 위에 있는 것이 원래 로고타입이고 아래의 것이 수정된 것입니다. 글자들의 연결 지점이 날렵해졌죠. 원래의 로고는 약간 투박하고 작은 크기에서 선명함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포장지에서는 번져 보이기도 하죠. 또한 굵기와 명암에서도 몇 가지 불균형을 보입니다. 이번에 수정된 로고타입은 바로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습니다.”
 
 
 
 
 

기사 전문은 ‘CA 4월호 : 당신의 프로젝트에 알맞은 서체를 찾는 법’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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