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LOM과 함께 연주중이지 않다면 영국 레스터의 깔끔한 스튜디오 공간에서 오웬 데이비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의 최신 트랙 ‘해와 겨울(Sun and Winter)’에서 그는 차분한 백 보컬 역할을 맡고 있다. 그의 스튜디오에서도 이 같은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데이비는 팔머스 대학교에서 일러스트레이션 학사 학위를 받고 졸업한 후 여자 친구와 함께 브라이튼으로 이사하는 데에 실패하고 레스터에 자리 잡았다. “집에서 작업을 많이 하다 보니 혼자 일하는 게 지루해졌어요. 사실대로 말하자면 레스터가 처음부터 그렇게 저를 사로잡진 못했어요. 여기 사는 많은 사람들이 레스터를 칭찬하기만 하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제가 좋아하는 레스터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죠.” 그가 말한다.
 
다른 창작자들과 함께 한 건물에서 일하게 되면서 그의 작업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졌다. “친구 애니메이터가 포토샵의 새로운 도형 툴에 대해 알려준 덕에 작업 속도가 굉장히 빨라졌어요.” 그가 작업 스튜디오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미니멀한 편이에요. 책상 하나, 인터넷, 그리고 제 아이맥. 간단한 공간이 점점 저만의 오브제와 제게 영감을 주는 물건들로 채워지고 있어요.”
 
그중 가장 최근의 것은 프린트 액자(1)다. “이 둘은 롭 헌터(Rob Hunter)와 로타 니머넌(Lotta Niemenen) 작품이지만, 비요른 룬 라이(Bjorn Rune Lie), 톰 프로스트(Tom Frost), 루시 셰리던(Lucie Sheridan), 베카 화이트맨(Becca Whiteman), 그리고 데이비드 도란(David Doran)의 작품들도 있어요. 하나하나 너무 사랑스럽죠.” 데이비에게 다른 일러스트레이터의 작품을 사들이는 행위는 하나의 동료 의식 행위가 된다. “프린트 구매를 통해 다른 일러스트레이터들을 지원할 수 있고 이는 결과적으로 제 세계를 더욱 아름답고 영감 넘치는 공간으로 만들어줍니다.”
 
데이비의 음악적 능력은 아직 기초 수준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펭귄 클래식에서 나온 이 악보(2)들의 시각적 아름다움은 놓치지 않았다. “몇 년 전 이것을 발견하고 색과 패턴에 빠지게 되었어요. 그때부터 오래된 서점과 온라인에서 수집하고 있습니다.” 내지를 스캔해 텍스처로 작업에 사용하기도 했다.
 
LOM에서 데이비는 정식 크기의 기타를 연주하지만 스튜디오 내에서는 이 구닥다리 미니어처 기타(3)가 주인공이다. “한 10년 전 휴가 때 가져가려고 구매했어요. 지금은 신기하게도 제가 갖고 있는 가장 오래된 기타가 되었죠. 휴식이 필요하거나 컨셉을 잡으며 힘들어할 때 앉아서 잠시 마음을 비우고 연주하곤 해요.”
 
스튜디오를 이루는 가장 이국적인 재료는 바르셀로나에서 온 것이다. 최근 OFFF 페스티벌에서 강연한 그는 잉겔라 P 아르히니우스(Ingela P Arrhenius)가 만든 마트료시카 인형(4)에 시선이 사로잡히고 말았다. ”어마어마하다고 생각했어요. 안 살 수가 없었죠.”
 
그리고 식물을 키우기만 하면 죽이게 되는 사람들을 위해 데이비가 답을 내려주었다. “화분 키우기에는 정말 소질이 없었어요. 물주는 걸 계속 까먹거든요. 분재 화분 몇 그루와 드라세나 하나를 죽인 후 선인장(5)이 좋겠다는 깨달음을 얻었어요. 그럼에도 요령을 터득하는 데에 시간이 걸렸죠. 제 세 번째 선인장인데 그 이전 아이들보다 훨씬 오래 살아있답니다.”
 
 
 
 
 
 
 
 
 
 
 
이 기사는 ‘CA 7월호 : 자기홍보,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에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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