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매력을 잃어버린 쓸쓸한 공간에 대하여
 
 
 
작업에 대한 소개 부탁합니다.
어느덧 한국의 놀이터는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의 아이들에게 어필할 수 없는 단순한 구조와 집‘안’에서 놀 거리를 찾는 어린이들 때문에 텅 빈 공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경 관련 법규에 따르면 50세대 이상의 주택으로 구성된 단지에는 꼭 어린이놀이터를 조성해야 하기에 사라지지 않고 지금도 생겨나고 있죠. 다양해 보이지만 결국 유사한 구조를 지닌, 그리고 버려진 유원지의 분위기를 풍기는 놀이터들, 이러한 놀이터에서 느껴지는 쓸쓸함과 상실감의 이미지를 답이 존재하지 않아 풀 수 없는 놀이책 형식으로 표현하였습니다.
 
 
하나의 주제의식을 갖고 책을 완성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 같은데요.
이 주제를 어떤 매체로 표현할지에 대해 초반에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답이 존재하지 않는 놀이책 형식이 가장 적합하다는 결론을 얻어 책 작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스스로 시스템을 구축한 이후에는 책의 컨텐츠를 밀도 있게 채우기 위해 실제 놀이터들을 찍으러 다니고 사진들을 또 2차원 유닛으로 옮기는 작업이 주요 난제였습니다. 무더운 여름에 아파트 단지들을 돌아다니면서 사진으로 55개 정도의 놀이터들을 모았고 벡터화하는 작업을 했는데,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한 점이 아쉬웠었습니다.
 
 
이 작업뿐만 아니라 다른 작업에서도 어떤 큰 대상을 작은 단위로 쪼개 패턴화하는 데에 관심이 많은 것처럼 보입니다.
주제에 미시적으로 접근했을 때 보이는 작은 유닛들이 한 화면에 모였을 때의 폭발적인 느낌을 좋아합니다. 작은 단위들이 규칙적인 패턴이 될 수도 있고 어떤 특정한 형식을 빌렸을 때는 다양한 배치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많으므로 선호하는 방법입니다. 히로니뮈스 보스(Hieronymus Bosch)와 피테르 브뢰헬(Pieter Bruegel)의 페인팅을 좋아하다 보니 일러스트레이션 작업을 할 때도 이미지 전체가 균일하게 밀도 있는 작업을 주로 하는 편입니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에 대해 들려주세요.
올해 핌플(pimple)이라는 일러스트레이션과 그래픽을 기반으로 한 작업 그룹에서 책을 만들었고 11월 언리미티드 에디션에서 판매를 앞두고 있습니다. 여름 동안 스튜디오 플랏에서 인턴 생활을 하며 공동으로 작업하는 것의 이점을 많이 배울 수 있었는데, 흥미 있는 주제를 시각적으로 풀어내는 작업을 개인 또는 공동 단위로도 계속하고 싶습니다.
 
 
 
 
 
김희애
BEHANCE.NET/FHUIAE

그래픽 디자인에 기반을 둔 다양한 프로젝트 작업을 해왔다. 주제를 나타낼 수 있는 적합한 형식을 찾고, 시각적으로 재치 있게 문제를 해결하는 데 흥미를 느낀다.
 
 
 
09_MY FOLIO HIGHLIGHT_04_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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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CA 2015년 10월호 : 타입의 미래’에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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