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습관 변화 도우미 앱에 대한 기존의 개념을 바꾸어야 한다.
 
 
 
하루 중 무엇을 먹고 또 얼마나 걷는지 확인하거나 혹은 새로운 습관을 길들이기 위해 스마트폰 앱을 사용해 본 경험이 있는가? 세상에는 탭 몇 번으로 더욱 건강한 삶을 얻을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앱이 수백 가지 넘게 존재한다. 우리는 이를 활용해 어떤 목표를 정하고, 우리의 생활 습관을 진단하면서 마침내 장기적으로 지속하는 행동의 변화를 얻을 수 있다는 희망을 품는다. 하지만 불행히도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행동의 변화는 스스로 그 필요성을 자각했을 때 일어난다. 자가 진단 앱은 이 부분에 도움을 줄 수 있는데 우리의 평소 생활 모습(예를 들어 현재 활동량 등)에 대해 낱낱이 밝혀준다. 그 다음은 우리가 행동을 취할 차례이다. 물론, 앱의 진단 결과를 들여다보는 건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의 의지이다. 의지는 기술력만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일단 의지를 행동으로 옮긴 후에는 습관으로 정착할 때까지 반복 실천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건강관리 앱이 여기에서 취약함을 드러낸다. 애플리케이션은 우리가 행동을 반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지만 습관으로 만들지는 못한다.
 
우리는 습관을 ‘규칙적으로 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는 습관적 행동의 정의로 충분치 못한 개념이다. 심리학자는 습관을 ‘맥락적 신호에 대한 자동적 반응’이라고 이야기한다. 즉, 어떤 습관을 길들이기 위해서는 그 새로운 행동을 동일한 맥락적 환경(과정, 장소 등) 속에서 반복 실천해야하는 것이다.
 
습관의 형성을 돕는 iOS 및 안드로이드 앱 115개의 기능성을 조사해 이들이 맥락적 신호와 관련해 어떤 도움을 주는지 알아봤다. 결론적으로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었다. 거의 모든 앱이 동일한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사용자의 목표를 입력하고 알림 선택 기능을 설정한 후 매일의 실천 사항에 대해 기록을 남기는 식이었다.
 
나는 UCL의 동료들과 함께 맥락적 신호에 비교해 알림 기능이 습관 형성에 얼마나 도움을 주는지 조사하기 시작했다. 실험 참가자 일부에게 옛 일과표 형식을 바탕으로 행동 계획(예를 들어, 나는 점심을 먹은 후 무엇을 하겠다)을 세우도록 주문했다. 어떤 참가자는 알림 기능을 사용하도록 했고, 나머지는 기준 집단으로서 아무런 도움 없이 스스로 자신의 행동을 반복하도록 했다.
 
우리는 계획표를 짜고 일상적 생활환경과 이를 접목시킨 참가자가 더 강한 습관을 기르는 데 성공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알림 기능을 사용한 사람은 깜박 잊고 넘어가는 경우는 더 적었지만, 습관으로 정착하는 데 성공한 비율이 기준 집단보다도 낮았다. 사실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는 아니다. 사람들은 옆에서 자신이 할 일을 계속 알려주는 존재가 있으면 스스로 기억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 성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분을 다 고려한다면 건강 관련 앱 개발은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알림 기능과 단순한 자가 진단 기능만으로는 장기적인 습관을 형성할 수 있는 앱을 개발하기에 부족하다. 이런 앱은 사용자 스스로 진정한 변화를 이끌어내도록 돕기보다 앱에 의지하게 만들 뿐이다. 사용자가 새로운 습관을 기르기 위해서는 개발자 스스로 사람들이 건강 앱을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
 
훌륭한 습관 변화 도우미 앱은 자전거의 보조 바퀴와 같다. 자전거 보조 바퀴는 자전거를 처음 타는 이의 시작을 돕고 자전거 타는 기술을 발전시켜 마침내 보조 바퀴 없이 자전거를 즐길 수 있게 해준다. 건강 앱의 목적은 사용자가 새로운 행동 습관을 자신의 일상에 정착시킬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우리는 습관 변화 도우미 앱에 대한 기존의 개념을 바꾸어야 한다. 만일 어떤 건강 앱에 대한 사용자의 필요성이 점점 감소한다면 그 앱이 성공적이라는 증거로 받아들여야 한다. 반면 지속적인 접속을 이끌어내는 앱은 실패한 앱이 될 것이다. 따라서 훗날 생활 행동 변화를 돕는 앱 개발에 참여하게 된다면 사용자가 보조 바퀴를 떼어낼 수 있도록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각해보라. 정말 효과적인 건강 앱은 궁극적으로 앱의 도움을 필요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카타지나 스타바시
KATARZYNA STAWA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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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으며 사용자가 건강한 생활 행동 습관을
기르도록 도와주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연구 중이다.
 
 
 
 
 
 
 
 
 
 
 
이 기사는 ‘CA 2015년 12월호 : 2015 영국 최고의 스튜디오 30′에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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