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할아버지께서는 1960년대를 거쳐 내가 태어났을 때까지 ‘플래닝 유닛’이라는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하셨다.” 닉 하드가 말한다. “놀(Knoll)이라는 가구 회사와 자주 작업하셨는데, 개인적으로 플래닝 유닛이라는 이름과 그 이름 아래 만들어진 작품을 좋아했기 때문에 그것을 되살리고 싶었다.” 하드는 리서치 스튜디오에서 일할 당시 동료였던 제프 노울스와 함께 2011년 2월 ‘플래닝 유닛’이라는 스튜디오를 새롭게 세웠다. 이 이름은 그들에게 올바른 결정과도 같았다. 왜냐하면 고전적인 것을 택해 현대에 맞는 변화를 주는 것이 이 신생 스튜디오의 특기이기 때문이다. 현재와 과거를 자유롭게 오가는 스타일과 최근 다양한 정상급 클라이언트들과 작업하는 점에 착안하여 우리는 이들을 스튜디오 프로젝트 섹션을 위한 최상의 협력자로 선정했다.

하드와 노울스가 처음으로 같이 일을 하게 된 건 하드가 2005년에 시니어 디자이너로 리서치 스튜디오에 합류했을 때지만, 그들은 1990년 샐포드 대학교에 다니던 시절부터 이미 서로 알고 있었다. 노울스는 대학 졸업 후 리서치 스튜디오에 주니어 디자이너로 들어가 아트 디렉터를 목표로 커리어를 쌓고 있었던 반면 하드는 리서치 스튜디오에 합류하기 전 런던에 위치한 폼에서 5년간 일하면서 커리어를 쌓았다.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는 두 스튜디오에서 그들의 능력은 파트너사의 작업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두 스튜디오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었다. 서로 다른 접근 방식과 시각 스타일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드가 옛 기억을 떠올린다. “각 스튜디오에서 많은 업무를 익혔다. 두 회사가 아니었다면 결코 해보지 못했을 작업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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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닝 유닛은 가구 회사인 놀의 풍부한 디자인 변화 과정으로부터 영감을 얻어 간단하고 고전적인 디자인 솔루션을 제안했다.

스튜디오를 함께 설립하자는 아이디어는 점점 구체화되었다. “우리는 그 아이디어에 관해 약 6개월 가까이 상의했다.” 하드가 당시를 떠올리며 이야기한다. “둘 다 남는 시간에 자율적으로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었다. 손가락만 빨고 살아야 할 만큼의 위험 부담 없이도 스튜디오를 설립할 수 있었다는 말이다. 나는 디자이너가 되는 일은 축구 선수가 되는 일과 같다고 생각한다. 어느 순간이 되면 운동화를 벗고 경영에 뛰어 들어야 하니까.”

리서치 스튜디오에서 많은 프로젝트를 함께 했기 때문에 그들은 서로의 능력과 내외적 관계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이성적으로 접근했다. 무턱대고 덤벼들 순 없었다.” 하드가 말을 잇는다. “우리는 서로 다른 디자인 스타일과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 성격 또한 다르지만 그게 또 서로 잘 맞았다. 예를 들어 한 명이 무언가로 인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아도 다른 한 명은 그것에 대해 전혀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식이었다.”

리서치 스튜디오 시절에 함께 생활하며 배운 중요한 교훈은, 그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아주 깊은 바다 속으로 던져진 것처럼, 모든 디자인을 더듬어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노울스가 설명한다. “어떤 프로젝트를 맡든 첫 날부터 작업에 들어가야 했다. 상하 관계도 없었고, 또 아주 많은 프로젝트들이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에 정해진 공식도 없었다. 그냥 무조건 뛰어들어야 했다.” 이런 경험은 스튜디오 운영에 대한 환상을 없애 주었고, 스튜디오 설립을 통해 역할이 자연스럽게 변화했다. “물론, 경영에 대해서도 배워야 했다.” 하드가 말한다.

 
*기사 전문은 CA Collection 01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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