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마주한 작은 질문으로부터
 
 
 
작업에 대한 소개 부탁합니다.
‘매일의 발견’이라는 시리즈 중 한 작품인데요. 길을 가다 간혹 마주치는 ‘어떤 것’들을 보면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요. 누군지 모를 사람의 손을 탄 사물 또는 생물들이 ‘어딘가’에 놓여 있고, 그들에게서 보이는 이질성과 조화로움의 아슬아슬한 균형이 그것들을 들여다보게끔 하는 것 같아요. 질문을 떠올리는 광경을 보게 되면 사진으로 기록한 뒤 그 장면을 다시 그리는 식입니다. 그리고 난 뒤 그림에서 읽어내어 주었으면 하는 말들을 골라 제목으로 붙이고요. 이 그림의 제목은 ‘WILLY-NILLY’인데요, 사전적 정의는 ‘싫든 좋든, 좋아하든 말든 혹은 닥치는 대로, 되는 대로’라고 합니다. 인형들의 입장이라면 어떨까라는 생각에서 떠올린 말이에요.
 
 
다른 작업들에도 어딘가에 작게 영문으로 글귀를 하나씩 적어놓으셨더라고요.
그림을 완성하고 난 뒤 어울릴 만한 말들을 계속 찾아보는데요, SNS를 통해 그림을 보는 곳곳의 다양한 사람들이 반응해주었으면 싶어 영어로 적게 되었어요. 개인적으로 그림과 글이 같이 배열된 작품들을 보는 게 인상적이라 제 작업도 다른 사람에게 그렇게 보였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고요. 또 손글씨와 그림이 함께 있을 때의 시너지가 좋습니다. 앞으로 글과 그림의 관계가 더 깊어지는 쪽으로 작업을 발전시킬 생각이에요.
 
 
전체적으로 비뚤배뚤한 라인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저의 강점이 ‘선’이라는 요소라고 생각해요. 한동안 재료에 집중하다가 그림의 진도가 나가지 않았던 적이 있는데 그때 ‘면’적인 표현에만 치중해서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어요. 그래서 제가 할 수 있고 자신 있는 부분에 대해 생각했더니 ‘선’, 그리고 ‘연필’이더라고요. 재료를 한정하고 계속해서 많이 그릴 방법을 찾았더니 그림 그리는 게 더 즐거워졌습니다. 사진을 그대로 옮겨 그린다면 그림을 그리는 이유가 있을까 싶어요. 사진 이미지에서 돌출되는 것들을 부각하고 그렇지 않은 것들을 지워버리는 것이 그림을 그리는 재미죠. 묘사가 아니라 표현하는 것이 제 경우에는 훨씬 더 즐겁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에 대해 들려주세요.
지속할 수 있는 그림쟁이가 되는 게 목표입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부랴부랴 그동안 못했던 작업을 최근 몇 달 사이에 하고 있는데 지치기는커녕 하고 싶은 프로젝트가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거든요. 부디 다른 길로 되돌아가지 않고 계속해서 저의 그림을 세상에 내놓고 싶어요.
 
 
 
 
 
안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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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 디자인과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하고 프리랜스 일러스트레이터로 살고 있다. 다양한 종이 매체로 일러스트레이션을 구현할 방법을 모색 중이다.
 
 
 
 
 
 
 
 
 
 
 
 
 
이 기사는 ‘CA 2015년 12월호 : 2015 영국 최고의 스튜디오 30′에 실린 내용입니다.
 
CA_201512_COVER_WE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