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 2015년 1월호 스페셜 리포트 <이들을 주목해주세요>에서도 당시 졸업전시에서 발견한 주목할 만한 디자이너들을 소개한 바 있다. 그들이 졸업한 지 1년여 정도 지난 지금 오랜만에 연락을 취해 두 가지를 물었다. 첫째는 “지난 1년간 어떻게 지내셨는지 근황이 궁금합니다.” 둘째는 “이제 막 졸업하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CA 2015년 1월호 스페셜 리포트 내용: cakorea.com/archives/1819
 
 
 
권기영
KAYKWON.KR
스튜디오 DOGS

01 “1년 동안 놀고먹고 있어요. 간간히 들어오는 작업으로 연명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작업실을 이전했습니다.”
02 “졸업 축하드립니다. 작업실 놀러오세요.”
 
 
 
김병진
FB.COM/SSIBERRYA
서울대학교 대학원 시각디자인전공 입학 예정

01 “2014년 졸업전시 이후 한 달 동안 러시아에 다녀왔습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그림 작업을 하고 있고 책으로 만들어 출판할 계획입니다. 관련하여 페이스북 페이지 <씨?베리야>를 만들어 간간이 작업을 올리고 있습니다. 교양수업 학점이 조금 남아 2015학년도 1학기에는 학교를 다니며 서양학과 대학원 지원을 고민했는데 입시가 잘 되지는 않았습니다. 계속 작업을 하고 싶고 나름대로 드로잉이라는 것에 대해 심도 있게 접근해보고 싶은 마음에 서양학과 진학을 고민했던 것인데 한번 입시에 떨어지고 나니 제가 하고 있는 드로잉 작업의 방향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기회가 생겼습니다. 제가 작업하는 그림들을 다른 사람에게 더욱 재미있게 들려주기 위해 굳이 파인아트 전공의 대학원에 갈 필요는 없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고 그림 그리는 작업 자체가 저에게 매우 재미있고 제가 계속 하고 싶은 것이었으므로 시각디자인전공 대학원으로 진로를 정하고 다시 대학원에 지원했습니다. 최근 결과가 나왔고 합격했습니다. 1학기부터는 대학원 생활을 하게 될 예정이고, 현재는 앞서 이야기했던 시베리아 작업을 끝내는 것을 목표로 작업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02 “학부 졸업 후 대학원 입시를 준비했던 저 같은 경우에는 같이 하고 있던 학업이나 작업 등을 준비하면서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아지니 여러모로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더불어 현재 처한 상황이 특별히 어딘가에 취업을 한 상태도 아니고 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소속된 곳이 없는 상태가 되어버릴 것이라는 생각에 불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졸업전시를 준비하던 중엔 나름대로 졸전 자체에만 매달리면 된다고 생각해서 오히려 마음이 편하게 느껴졌었는데 그 이후엔 확실히 체감되는 정도가 다르더라고요. 어찌 되었든 현재는 작업도 계속 진행하고 있고 대학원 입학도 하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졸업 후 하고 싶은 어떤 일이 있다면 필요 이상으로 불안해하지 말고 자유로운 상황을 잘 이용해서 좋은 작업을 할 수 있는 기회로 삼으면 좋겠습니다.”
 
 
 
박다운
DAWOONIPARK.COM
프리랜스 그래픽 디자이너, 영상 디자이너, VJ

01 “2014년 졸전을 마치고 곧장 취업 자리를 알아보던 친구들과 달리 저는 프리랜서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워낙 자유분방하기도 하고 직접 프로젝트를 제안하기 좋아하는 편이라 프리랜서가 더 적성에 맞을 거라 판단했습니다. 졸업 직후 운 좋게 화장품 브랜드 보브 중국지사, 한화 리조트라이프 등의 삽화 작업을 하게 되었고 일러스트, 브랜딩, 편집 디자인 위주의 일을 병행하며 꾸준히 개인 작업을 쌓는 데 집중하였습니다. 개인 작업을 모아서 지난 11월 6일부터 12월 6일까지 한 달간 이태원의 드로잉블라인드에서 첫 개인전을 열기도 하였습니다. 전시는 디지털 기반의 일러스트와 영상 작업이 주가 되었고 그 계기로 최근엔 음악 하는 친구들과 협업의 기회가 많이 생겨 파티브랜드 딥코인의 로고 작업을 해주고 있습니다. 일러스트레이터 김용오를 주축으로 하는 아티스트 크루와 함께 VJ공연을 열기도 하였습니다.”
02 “요즘은 연합동아리, 디자인 멤버십, 인턴 등 프로그램이 잘 되어있는데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학교 다닐 때 여러 가지를 경험해 봐야 자신의 성향을 확인할 수 있고 졸업 후의 진로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가지를 경험해본 결과 저는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고 싶은 욕구가 강한 편이었고 꾸준한 개인 작업 경험 때문인지 프리랜서로 진로를 결정하는 데에도 큰 두려움은 없었습니다. 어떤 결정이든 조급해 하지 않고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임하는 자세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박지성
SUNNYSTUDIO.KR(준비중)
GWAJAJUN.COM
햇빛스튜디오 대표, 과자전 공동 디렉터

01 “졸업 전후로 약 5개월간 스튜디오 fnt에서 한 프로젝트를 맡아 함께 일했습니다. 지난 4월부터는 학과 동기인 박철희와 함께 디자이너 듀오인 ‘햇빛스튜디오’를 결성해 사무실을 얻고 활동 중입니다. 햇빛스튜디오 사무실은 ‘햇빛서점’이라는 성소수자 콘텐츠를 다루는 서점과 같은 공간을 사용하고 있고요. 햇빛스튜디오는 4월에는 전주국제영화제의 부대행사인 <100 Films, 100 Posters>에 포스터 디자이너로 참여하였고, 6월에는 커먼센터에서 열린 <오토세이브 : 끝난 것처럼 보일 때>에 디자이너로 참여했습니다. 현재 전시 아이덴티티 디자인 등 여러 가지 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는 디자인 스튜디오이자 독립 창작물 위탁판매 가게인 워크스(works)의 프로젝트 멤버로 2013년부터 함께해온 <과자전>(디저트 플리마켓)프로젝트를 진행 중이고, 올해부터는 핀, 배지, 패치 등의 소품을 판매하는 샵을 만들어 활동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02 “스튜디오를 만들어 활동하고 싶다면 졸업전시가 끝나고 졸업을 앞둔 시기에 사업자등록이나 작업실 알아보기 등 스튜디오 만드는 데 필요한 여러 가지를 미리 준비해두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외에는 각자가 계획하는 삶이 다를 것이므로 특별히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는 떠오르지 않네요.”
 
 
 
성언형
LAYERS.CO.KR(준비중)
잡지 <책> 디자이너

01 “졸업 전시를 끝낸 후 짧게 디자인 관련 아르바이트도 하고 여행도 다니다가 지난 6월부터 잡지사에서 디자이너로 일을 하게 됐습니다. 현재는 잡지 디자인과 그래픽 디자인을 하고 있으며 회사일 외에도 같이 졸업한 동기와 다양한 디자인 작업을 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02 “졸업한 지는 일 년, 일을 시작한 지는 이제 반 년 정도 돼서 어떤 이야기를 해야 좋을지 고민이 됩니다. 한 가지 얘기하자면 졸업 후 취업이나 대학원 진학 혹은 여행 등 어떤 계획을 세우든 시간 계획을 잘 짜길 바랍니다. 만약 다음 목표로 취업을 생각하고 있다면 틈틈이 가고 싶은 회사나 스튜디오를 알아보고 포트폴리오 준비를 해놓는 걸 추천합니다. 계획 없이 차일피일 미루다 보면 좋은 기회가 있어도 준비가 되어있지 않아 기회를 놓치게 됩니다. 제 경험을 떠올려 봤을 때 저는 4학년 1년 동안 졸업전시회를 무사히 끝내는 것만을 목표로 했었는데 막상 일주일 남짓한 졸업 전시가 끝나고 나니 허무하기도 했고 취업 준비에 더 신경을 써야 했던 게 아니었을까 하는 허탈함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어떻게 지났는지도 모르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제 졸업을 앞두신 분들은 꼭 다음 목표가 취업이 아니어도 계획을 세워서 시간을 더 의미 있게 쓰시길 바랍니다.”
 
 
 
우솜이
LAYERS.CO.KR(준비중)

01 “저는 여행도 다니고 인턴생활을 하며 지냈습니다. 올 하반기부터는 본격 취업 준비를 시작하여 다음 주 (* 답변일 기준 2015년 12월말) 출근을 앞두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동기와 함께 소규모 스튜디오를 기획하여 기업에서는 하지 못하는 재미있는 작업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2016 스케줄러를 작업하고 있습니다.”
02 “방향을 빨리 잡는 것을 권유합니다. 취업을 하려고 한다면 특히요. 제 경우 여행도 하고 다니고 싶었던 기업에서 잠시 경험을 쌓느라 취업 준비가 다소 늦어진 편이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좋은 기회를 아쉽게 놓친 경우가 많았습니다. 다들 하고 싶은 거 다 해보라지만 취업준비 기간을 겪은 취준생의 입장에서는 보다 빨리 방향을 잡으셔서 치열한 취업난을 빨리 헤쳐 나오시길 바랍니다.”
 
 
 
원대한
DAEHANGUN.TUMBLR.COM
프리랜스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01 “졸업하고 나서 한 해 남짓 백수 생활을 즐겼습니다. 캐나다 관광청과 작업을 같이 하게 되어서 봄과 가을에 한 달씩 캐나다와 미국을 여행했습니다. 여름에는 도쿄에서 한 달 동안 작업을 하면서 지냈습니다. 꼭 서울이 아닌 외국의 다른 도시에서도 안정적인 작업이 가능한가에 대한 다양한 테스트를 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2015년에는 유독 고민을 하게 되는 주제의 작업들이 많았습니다. 휠체어 여행자를 위한 미국 횡단 가이드북과, 서울대학교병원과 작업한 위암 환우들의 이야기책 디자인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또,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군 정신병원에 갇혀 지냈던 영화감독의 이야기를 만화로 각색한 작업도 소수자에 대한 고찰을 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가을에는 한국에 들어와 동네에 있는 공동 작업실에 입주했습니다. 디자이너, 포토그래퍼, 기획자, 프로그래머, 건축가 등 다양한 동네 청년들이 모여 각자의 일을 하기도 하고, 협업으로 동네 사람들과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저는 동네 주민들을 대상으로 드로잉 강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매주 목요일에는 돌아가며 점심을 만들어 먹습니다. 어떻게 보면 제도권에서 벗어난 삶이지만, 여럿이 함께 지내며 일과 여가 사이의 균형을 잡고 있습니다.”
02 “조급함을 버리면 다양한 길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돌아보면 매일 운동하는 시간을 정해놓은 것이 2015년의 가장 잘한 일입니다. 장기전을 위해서 건강이 첫째라고 생각합니다.”
 
 
 
유승아
COBB.TV
모션 그래픽 스튜디오 COBB 디자이너

01 “졸업전시가 끝나고서 졸업식을 치르기도 전에 바로 스튜디오에 취직해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일러스트레이션을 기반으로 하는 영상 스튜디오였는데요, 7개월에 조금 못 미치게 다니다가 일이 맞지 않는다고 생각돼서 곧바로 이직을 준비해 현재 다니고 있는 스튜디오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같은 영상 분야지만 3D를 기반으로 다양한 아트웍을 구현하는 모션 그래픽 스튜디오입니다.”
02 “저도 이제 졸업한 지 아직 1년이 채 안된 상태고 이제 막 이직 후에 다시 시작하는 단계라 뭔가 조언이나 충고를 해줄 만한 사람은 아닌 것 같고요. 제 경험에 비춰서 이야기하자면 학교를 다니거나 혼자 작업을 하면서 생각했던 것과 그게 일이 됐을 때의 느낌은 또 달라서요. 빨리 경험해보고 아니다 싶으면 빨리 다시 결정을 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회 초년생일 때만 할 수 있는 선택인 것 같기도 하고요. 저도 그렇고 제 주변의 친구들도 그렇고, 출발선에 선 많은 친구들이 졸업과 동시에 막막하고 초조한 상태에서 이런 저런 결정을 내려야만 했는데요. 물론 남들보다 좀 더 빨리 정착할 수 있는 자리를 찾은 친구들도 있고 그렇지 않은 친구들도 있지만, 어떤 결정을 내렸든지 간에 그게 틀렸다거나 너무 섣부른 선택이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여하튼 이 모든 걸 겪으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일에 가까워지고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한 것 같아요.”
 
 
 
이연수
(주)온프로젝트 디자이너

01 “운 좋게 일찍이 취업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인터뷰 했을 때와 비슷한 시기이니 벌써 1년이 되어가네요. 수업 때 절대로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던 패키지 회사를 다니며 잘 지내고 있습니다.”
02 “졸업, 혹은 취업을 앞두고 본인이 준비되어 있지 않다고 겁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어차피 배울 게 많은 세상이라 준비는 결국 완벽할 수 없고 그럴 필요도 없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좀 더 용기내서 준비보다는 시작을 먼저 하셨으면 해요. 이건 사실 제가 듣고 싶은 말이에요. 이전으로 돌아간다면 1년 전의 저에게 그렇게 말할 거에요.”
 
 
 
조은지
JOE-ANGIE.COM

01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에 다녔고 회사에서 나온 후엔 전시에 참여했습니다. 전시에는 16명씩의 작가와 디자이너, 비평가가 참여했는데 저는 디자이너가 아닌 작가로 초대받은 게 흥미로웠습니다. 전시는 영등포에서 50일경 진행됐습니다. 전시가 끝난 후엔 프리랜서로 디자인 일을 했습니다. 출판사 웹사이트와 전시 포스터를 만드는 일 등을 했습니다. 다른 디자이너들과 워크숍을 진행하기도, 참여자로 참여하기도 했고요. 학교 출력실에서 열리는 모임에는 지금도 꾸준히 나가려고 합니다. 현재는 두 미술공간에서 일을 나눠 하고 있고요. 디제잉을 해보고 싶었는데 드디어 2015년도에 데뷔를 할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일러스트레이션 — 곤살루 비아나(GONÇALO VIANA), GONCALOVIANA.COM
 
 
 
 
 
 
 
이 기사는 ‘CA 2016년 1월호 : 초심으로 돌아가자’에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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