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타이포그래피가 가진 확장된 의미에 대해 탐색하는 토크쇼가 진행되었다.
 
 
지난 달 16일, 삼원페이퍼갤러리에서 국내 작가 초대전 2016 <타입 스케이프> 오픈에 앞서 토크쇼가 개최되었다. 총 14팀의 참여 작가/스튜디오 중 12팀이 참석하였고, 주제별로 세 개의 그룹으로 나누어 2시간 남짓 타이포그래피와 관련된 대화를 나누었다.
 
지극히 주관적인: 디자이너가 선호하는 타입페이스
첫 번째 그룹은 ‘디자이너가 선호하는 타입페이스’라는 주제로 권기영, 에이에이비비, 스튜디오 힉, 제스 타입이 대화에 참여했다. 이 그룹에서는 작가들 각각 서체의 어떤 점을 선호하고 불호하는지, 나아가 어떠한 지점에 강조점을 두고 타입 디자인을 진행하는지에 대해 들어볼 수 있었다.
 
에이에이비비의 석재원은 실제 경험을 토대로 명세서에 사용하고 있는 아쿠라트(Akkurat) 서체에 대해 설명했다. 아쿠라트는 모노 타입과 레귤러 타입으로 구분되는데, 각자의 타입을 용이한 지점에 알맞게 사용하는 것이 이 서체의 가장 큰 특징임을 강조한다. 특히 여전히 계산기를 사용하는 본인의 경우, 본문은 레귤러 타입으로 작성하지만 금액란에는 숫자의 자간이 동일한 모노 타입을 사용하여 세로 계산을 용이하게 한다고 밝혔다.
 
한편, 에이에이비비의 구자은과 김민재는 각각 미세스 이브스(Mrs. Eaves), 가라몬드 프리미어 프로(Garamond Premier Pro)를 선호하는 서체로 꼽았다. 스튜디오 힉과 권기영은 좋아하는 서체 하나를 꼽는 것은 어려운 일인 데에 생각을 같이 하면서, 스튜디오 힉은 가장 완벽한 서체로 구현된 헬베티카(Helvetica) 이전 서체들의 매력에 대해 어필했다. 또한, 제스 타입은 본문보다는 제목용 글꼴인 헤드라인, 그래픽 글꼴, 장식용 글꼴을 선호한다고 밝히며 선호 글꼴로는 휴먼 엑스포와 울릉도체를 꼽았다.
 
타이포그래피의 고민: 가독성과 심미성
두 번째 그룹은 ‘가독성과 심미성’을 주제로 김기조, 이다하, 박신우, 서문섭이 대화에 참여했다. ‘예쁜데 안 읽혀요’를 해결하면 ‘읽히는데 안 예뻐요’로 순환되는 끝없는 전쟁. 김기조는 네모꼴 정방형에 가득 채워 만드는 본인의 작업을 예시로 들면서, 대체로 획을 굵게 쓰는 편이라 글자가 부딪치는 경우를 방지하고자 일종의 장치들을 삽입한다고 밝혔다. 이를테면 방점을 찍거나 박스, 그루핑(grouping)을 하면서 인위적으로 읽는 방법을 조정하는 것이다. 그는 가독성이 단순히 디자인만의 차원이 아님을 설명하며 일상적인 단어에 한해, ‘ㅡ’와 같은 모음들은 과감히 생략해도 가독성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했다. 즉 우리의 문화나 언어 수준에 따라, 익숙한 단어나 눈에 익은 글자들은 모종의 변형이 일어나도 의미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김기조는 포인트에 따라 같은 타이포그래피라도 획의 굵기를 조절하여 가독성을 높이는 방식에 관해 설명했다.
 
타이포그래피가 그래픽 디자인에 미치는 영향
마지막 주제인 ‘타이포그래피가 그래픽 디자인에 미치는 영향’에는 김규호, 김보휘, 앞으로 스튜디오, 임솔이 함께했다. 앞으로 스튜디오는 민음사에서의 편집 디자인 경험을 바탕으로, 책 표지의 탈락한 시안을 보완하는 방식에 대해 설명했다. 대형 출판사에서의 디자인은 ‘잘 팔려야 한다’는 압박과 함께 편집부, 마케팅부 등과의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히 이루어진 후에야 확정이 된다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지점들 때문에 고사되었던 시안들이 그래픽 디자인의 도움으로 구제 받은 몇 가지 예시를 들어볼 수 있었다. 컨셉은 그대로 유지하되 질감이나 텍스처가 바뀌면 미감이 달라진다는 점을 활용해 일반 재질을 홀로그램으로 변형하기도 하고, 밋밋한 글자를 네온사인 모양으로 바꾸는 등의 시도를 곁들였던 경험을 들려주었다. 한편, 김보휘는 그래픽 디자인과 타이포그래피는 하나라는 점을 강조하며, 영향이란 서로 다른 범주에 있는 것들이 주고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 — 삼원페이퍼갤러리 제공
* 위 이미지: 기조측면의 김기조가 가독성과 심미성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국내 작가 초대전 2016 <타입 스케이프> 오프닝 토크쇼
OPENING TALK SHOW 2016


일시: 2016년 01월 16일
장소: 삼원페이퍼갤러리 제1전시관
사회: 강구룡
주요 강연자: 권기영, 김규호, 김기조, 김보휘, 박신우, 서문섭, 이다하, 임솔, 스튜디오 힉(Studio Hik), 앞으로(Apuro), 에이에이비비(AABB), 제스 타입(ZESS TYPE)
* 정다솔, 김영준 작가는 해외 거주로 불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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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입 스케이프> 오프닝 토크쇼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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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에이비비의 석재원이 아쿠라트 서체의 모노 타입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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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작가 초대전 2016 <타입 스케이프>
PAPERGALLERY.CO.KR

전시 일정: 2016년 01월 18일-03월 10일
전시 장소: 삼원페이퍼갤러리 제1전시관
전시 내용: 국내 작가 및 스튜디오의 타입 기반 작품. 14팀 참여, 총 80여 점 전시.
참여 작가: 권기영, 김규호, 김기조, 김보휘, 김영준, 박신우, 서문섭, 이다하, 임솔, 정다솔, 스튜디오 힉(Studio Hik), 앞으로(Apuro), 에이에이비비(AABB), 제스 타입(ZESS TYPE)
 
 
 
 
 
 
 
 
 
 
 
이 기사는 ‘CA 2016년 2월호 : 2016 디자인 트렌드’에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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