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7-620x409

소더스트는 음악 관련 이벤트 회사 비(Be)의 홍보물을 만들며 타입 실험을 시작했다. 일러스트레이션 전문 회사의 성격과는 한 발 멀어지게 된 계기였다.

 
 

소더스트의 롭 곤살레스는 “확실히 깔끔한 그래픽 디자인을 추구하는 성향이 있다.” 라며 자신과 자신의 파트너인 조너선 퀘인턴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열정을 설명한다. “글자 ‘A’에 여러 가지를 덧붙이되 그 형태를 알아볼 수 있게 하는 실험을 하고 사람들의 반응을 보는 게 무척 재미있다.” 실험적인 디자인, 특히 타입 디자인에 대한 그들의 애정과 깔끔하고 분명한 의미 전달 방식은 소니 뮤직이나 나이키 같은 거대한 클라이언트들의 의뢰를 받는 이유이자 뉴모던체라는 타입 디자인 제작을 의뢰 받게 된 계기일 것이다.

창립은 2006년에 했지만 사실 이들은 그래픽 디자인을 공부하던 학창시절에 만나 함께 꿈을 키워온 사람들이다. “대학을 다닐 때 매일 꿈꾸던 일이다. 어쩌다 보니 같이 프로젝트를 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우리 사이엔 일종의 디자인적인 고리가 있었던 것 같다. 다른 학교를 가게 되면서 자주 보진 못했지만 연락은 계속 해 왔다.” 퀘인턴이 회상한다.

퀘인턴이 밴버리에서 대학원 과정을 이수하는 동안 곤살레스는 바스 스파 대학에서 그래픽 디자인 과정을 밟고 여러 인턴십 과정을 밟았다. 그 중엔 유명 디자인 스튜디오인 에어사이드(Airside)도 포함되어 있다. 이후 모두가 탐내는 직장인 디지털 에이전시 밈(Meme)에 디자이너로 취직하게 되었지만 예상한 대로 일이 풀리지 않았다고 한다.

“구속 받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디자이너는 나 하나밖에 없었던 데에다가 이 회사는 디자인 회사가 아니라 디지털 회사였다. 내가 정말 가고 싶었던 곳은 아니었다. 내 주된 관심은 일러스트레이션이나 이미지 메이킹, 타이포그래피였다. 그러나 이런 일을 전부 할 수 있는 직장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운이 겹쳐 퀘인턴이 비슷한 시기에 런던으로 이사 오게 되었는데 그 당시 곤살레스는 바닥을 치고 있었다. “프리랜서로 일러스트레이션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그러다가 원 바이(Worn By)라는 의류 브랜드에서 티셔츠 디자인 공동 프로젝트 요청을 받게 됐다. 우리 두 사람이 함께 한 작업이다.” 퀘인턴이 설명을 이어간다. “ 이런 생각이 들었다. 행복하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세상이 없다면 내가 만들면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에 소더스트를 설립했다.”

 
 

148-620x409

소더스트는 자전거 잡지 『픽스드, 앤 왓(Fixed, and What)』을 위해 맞춤 레터링을 제작했다.

 
 

두 사람은 목공일과 장인정신 간의 관계에 모티브를 두어 스튜디오 이름을 지었다. “결국 기술과 노력으로 아름다운 것을 만드는 작업이지 않은가? 소더스트는 거대한 프로젝트 끝에 남아있는 나머지다.” 퀘인턴의 말이다.

자신이 원하는 스튜디오의 그림을 분명 갖고 있었음에도 실제 이를 이루는 일은 어려웠다. “초기엔 원 바이를 제외하곤 일을 의뢰하는 클라이언트가 거의 없었다.” 곤살레스가 웃으며 말한다. “하지만 계속 일을 해 나갔고 의뢰도 점점 들어오기 시작했다. 대부분 옛 직장과 인턴십을 했던 곳이었다. 문제는 의뢰 작업 대부분이 디지털 작업이라는 점이었다.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기 위해 의견 조정에 힘을 써야 했다.”

상대적으로 경험이 부족했던 두 사람은 황당한 상황도 여러 차례 겪었다. “언젠가 여성 란제리 브랜드 관련 PT를 했는데 정말 끔찍했다. 완전히 엉뚱한 팀이 들어갔으니 말이다.” 퀘인턴이 웃으며 말한다. 회사는 브랜드를 발전시킬 수 있는 전략을 모색했고 우린 로고 디자인을 잔뜩 준비해 갔다.

“우리가 등장하자 그들은 시간 낭비라는 생각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다행히 우리 디자인을 마음에 들어 했다. 단지 회사가 원하는 디자인과는 정반대라는 사실이 문제였을 뿐이었다.”

그러나 이런 실패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이들만의 스타일을 만들어 왔고 실험적인 타이포그래피 분야에서 나름 독창성을 가꿔 나갔다. “존은 타입에 관심이 많다. 열정으론 나를 이기고도 남는다. 우린 아이덴티티 프로젝트 몇 개를 하면서 자연스레 거기에 필요한 폰트를 직접 제작하기 시작했다. 이 일을 계기로 타이포그래피와 타입 중심 디자인에 초점을 두게 됐다.”

 
 

157-620x823

소더스트가 「그래니메이터」를 위해 만든 인터랙티브 배경화면이다. 「그래니메이터」는 디지털 에이전시 어스투가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이다.

 
 

소더스트는 음악 관련 이벤트 회사 비(Be)의 홍보물을 만들며 타입 실험을 시작했다. 일러스트레이션 전문 회사의 성격과는 한 발 멀어지게 된 계기였다.

이런 식으로 제작된 프로젝트 중 하나가 음악 이벤트 기업 비(Be)의 홍보물 디자인이었고 소더스트의 디자인 제작 관점이 변화한 시점이었다. “처음 방향은 일러스트레이션이 기본이 되는 디자인이었다. 당시 우리가 벗어나려 했던 스타일이었다. 당시 벡터를 베이스로 삼은 작업들이 인기를 끌고 있었는데 우린 그러한 스타일이 그리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화려한 로고를 제작해 보기로 했고 ‘B’와 ‘e’를 통과하는 두 개의 소용돌이를 만들려고 했다.”

“사실 장식용 타입을 처음 실험해 본 건 아니었다. 타이포그래피는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종류의 것이며 그 사용 방법은 프로젝트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그러나 일러스트레이션 스타일은 그렇지 않다.”

곧 더욱 많은 로고 작업 의뢰가 들어왔고 소더스트가 타이포그래피를 갖고 실험할 수 있는 기회도 점점 늘어갔다. “미디어 회사 클로저스틸(CloserStill)의 로고도 제작한 적이 있었는데 추상적인 형태의 멋진 디자인으로 ‘C’와 ‘S’를 이용했다. 튤립을 닮은 모양으로 성장을 상징하는 로고였는데 기업 측에서도 매우 흡족해 했다.” 그리고 몇몇 엄청난 클라이언트들도 만나게 되었다. 티셔츠 작업을 의뢰한 나이키가 단적인 예다.

 

*기사 전문은 CA Collection 02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620_CAC02_Co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