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 2016년 4월호: WHAT’S ON — BOOK
이번 달에 주목할 만한 신간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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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포그래피 X 타입

지은이: 토니 세던(TONY SEDDON)
옮긴이: 유윤석
디자인: 유윤석
출판사: 디자인하우스
가격: 20,000원

‘서체에도 어울리는 짝이 있다.’ <타이포그래피 X 타입>의 저자 토니 세던의 말이다. 20년 이상을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하면서 출판사의 아트 디렉터, 타이포그래퍼 등을 겸한 베테랑 디자이너 토니 세던은 다년의 경험을 통해 149가지에 달하는 ‘서체 조합’을 구성해냈다. 그간의 타이포그래피 서적이 원리와 용어 위주로 서체에 접근하고자 했다면, 이 책은 그야말로 ‘실용적’이다. 서체를 유형별로 구분하는 것은 물론, 어떻게 조합했을 때 모양새가 나는지를 명료한 이미지와 함께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토니 세던은 페테 프락투어(FETTE FRAKTUR)와 상블루(SANGBLEU)를 섞어 쓰는 것은 모터헤드와 모차르트를 함께 듣는 것만큼이나 어울리지 않는 일이라고 말한다. 동시에 최선의 서체 조합에 정해진 답은 없다고 강조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이렇듯 이 책이 소개하는 조합은 어디까지나 ‘제안’일 뿐이다. 우리는 이 책에서 정답을 찾으려고 하기보다는 서체 조합에 필요한 지식과 영감을 얻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서체 조합이 자아내는 느낌을 파악하고 선호하는 분위기를 찾아냈을 때, 당신도 ‘나만의 서체 조합’을 구성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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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를 뒤바꾼 아이디어 100

지은이: 사이먼 벡스너(SIMON VEKSNER)
옮긴이: 박성혜
디자인 총괄: 한백희
디자인: 전민희, 홍윤정
출판사: 시드포스트
가격: 16,000원

<광고를 뒤바꾼 아이디어 100>은 영국의 예술 전문 출판사 로렌스 킹의 일곱 번째 시리즈로 패션, 건축, 그래픽 디자인, 예술, 사진, 영화에 이어 광고의 핵심 개념을 담은 책이다. 제목 그대로, 이 책은 광고 산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산업혁명에서부터 현재의 모바일 광고에 이르기까지 광고의 본질과 변천사, 그 안에 담긴 창의성의 핵심을 100가지 이야기로 풀어 보여주고 있다.
이 책으로 말미암자면, 광고는 무려 100가지에 달하는 면면을 지니고 있다. 더불어 100년 동안 변하지 않는 골격을 갖추고 있기도 하다. 어떠한 광고든지 기본적으로 ‘대중에게 호소’하는 태도를 보인다는 점이 그것이다. 본새가 형편없고 어수룩한 광고부터 두고두고 회자되는 근사한 광고까지 그 본질은 맥을 같이 하고 있으며, 이러한 맥락은 언제나 예술과 상업의 접점 위에 있다. 바로 그것이 광고가 돈의 메커니즘 속에서도 고고한 예술성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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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벽

지은이: 이원희
사진: 정은지
디자인: 강혜정
출판사: 지콜론북
가격: 15,000원

통상적으로 벽이란 단절과 경계를 뜻하는 딱딱한 구조물이었다. 언제나 없애야 할 것, 뛰어넘어야 할 것으로 인식되어온 이것이 <그리고 벽>을 통해 ‘또 다른 창’으로 탈바꿈한다. 이 책의 저자 이원희와 사진을 담당한 정은지는 <아베크(AVEC)> 매거진을 함께 만들어온 동료로, 벽을 낯설게 바라보는 것에서 출발하여 이 책을 구성했다. 저자는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 페인터, 포토그래퍼, 식물세밀화가, 쇼콜라티에, 독립 출판 스튜디오 등 분야도 국적도 다른 다양한 아티스트들을 만나 그들의 벽을 면밀하게 살폈다.
벽에 표본을 붙여두고 관찰하며 작업하기 때문에 벽은 캔버스와 다름없다는 식물세밀화가 이소영, 균형과 집중을 도모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명확히 할 때마다 빈 벽을 사용한다는 아트 듀오 차우짜(CHIAOZZA) 등은 크리에이티브 영역에서 벽은 더 이상 장애물이 아님을 보여준다. 벽은 아티스트, 그리고 그들의 작품과 가장 바투 붙어있는 사물이다. 당신도 이러한 출발점에서 이 책을 읽기 시작한다면 시나브로 새로운 통로이자 아이디어 창구로서의 벽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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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이 된 미술관

지은이: 니콜레 체프터(NICOLE ZEPTER)
옮긴이: 오공훈
디자인: 송민재
출판사: 자음과모음
가격: 12,000원

예술이 솔직함을 잃어간 것은 언제부터인가. 작가들은 어느 순간부터 스타가 되는 것에 심취하여 작품성보다는 칭찬과 아부를 좇는 데에만 몰두하고, 미술관 역시 흥행을 위해서라면 체통을 저버리는 일을 서슴지 않는다. 본질을 잃어가는 현시점에서, <동물원이 된 미술관>은 미술계 전반을 적나라하게 지적하고자 한다. 1장에서는 도구화된 미술이 틀에 박힌 표현만을 고집하는 현상에 대해, 2장에서는 의미를 잃은 지루한 작품이나 텅 빈 아부로 이루어진 비평들을 꼬집는다. 이어 3장에서는 돈의 메커니즘에 포박된 미술계를, 4장에서는 수동적인 관람객과 천재 숭배 의식을 비판하며 마지막으로 5장에서 ‘미술 증오의 날’을 언급한다.
저자 니콜레 체프터는 미술계에 ‘아니요’를 외치며 미술 증오의 정신을 겸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은 세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숙고와 반성을 거쳐 궁극의 긍정을 도모하는 자세이다. 미술의 순수성과 솔직함을 되찾는 방법으로 요청되는 ‘미술 증오’는 미술계뿐 아니라 관객이자 독자인 우리에게도 애정 어린 울림을 전할 것이다.
 
 
 
 
 
 
 
 
 
 
 
이 기사는 ‘CA 2016년 4월호 : 가장 영향력 있는 디자이너 20인’에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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