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명: 보이지 않는 가족(The Family of the invisibles)
 
일시: 2016년 4월 5일-5월 29일
 
장소: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 2-3층, SEMA.SEOUL.GO.KR/ 일우스페이스, ILWOO.ORG
 
참여작가: 신디 셔먼,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제프 쿤스, 크리스티앙 볼탕스키, 빅터 버긴, 소피 칼 등
 
 
 
한불 수교 130주년을 기해 문화계에서는 각양각색의 행사가 진행 중인데 서울시립미술관과 일우스페이스에서 함께 선보이는 <보이지 않는 가족> 또한 그중 하나이다. 이는 프랑스의 대표 철학자 롤랑 바르트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며 그의 저서 <카메라 루시다>에 담긴 사진론을 기반으로 하는 현대 사진전이다. 프랑스 국립조형예술센터(Cnap)와 아키텐지역 현대예술기금(Frac Aquitaine)이 공동 주최로 참여하여 이들의 소장품으로 전시가 구성되었다.
 
이 전시에 보다 쉽게 접근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배경지식이 있다면 좋은데 바로 1995년 뉴욕현대미술관의 <인간 가족> 전이다. 이는 탄생, 사랑, 죽음 등 대다수 사람이 공감하기 쉬운 주제로 구성되어 ‘인간은 하나’라는 보편의 기치를 강조하는 사진전이었는데 전 세계적으로 순회하며 이 사상을 전달했고, 롤랑 바르트는 인류 보편을 정의하려는 이 사진전의 프로파간다적인 면모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따금 보편, 일반, 정상이라는 표현이 얼마나 폭력적으로 타인을 억압하고 무시할 수 있는가에 관해 생각해보면 그의 의견에 일정 부분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카메라 루시다>를 통해 분명히 존재하지만 사진에는 ‘보이지 않는’ 사회의 소수자에 주목하며 거대 담론보다는 개인 특히 약자에 집중하는 면모를 보였다.
 
이번 서울 전시는 이러한 롤랑 바르트의 철학에 영향을 받은 1960-1970년대 이후 현대 사진가와 미술가들로 4개의 섹션을 꾸렸다. 이를 통해 사회적으로 ‘비가시적인’ 인물들을 다시금 조명한다. 한편, 일우스페이스에서는 <인간 가족> 전을 상기시키는 작품들을 통해 과연 과거의 <인간 가족>은 그렇게 구성될 수밖에 없었는가를 에둘러 비판하는 에필로그 섹션을 선보인다. 바르트의 철학은 거의 반세기가 지난 현재에도 여전히 급진적인 사상으로 여겨지고 있으나 한편으로는 성소수자나 이민자 등 사회의 소수자에 관한 배타적인 태도가 오늘날에도 사회에 얼마나 만연해 있는가를 고려하면 여전히 그의 주장이 유의미한 지점을 파악할 수 있다.
 
이처럼 전시는 기본적으로 바르트의 철학에 깊숙이 발을 딛고 서 있는 모양새이지만 그렇다 하여 크게 부담 가질 필요는 없다. 이 맥락과는 별개로 프랑스의 방대한 사진 컬렉션을 통해 사진의 근현대사를 짚어보는 계기로 가져도 충분히 좋은 전시이기 때문이다. 또한, 무료 전시로 진행되니 워커 에반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신디 셔먼, 소피 칼 등 이름으로만 접했던 쟁쟁한 작가들의 작업을 실제로 볼 기회로 삼고 가벼운 마음으로 발걸음 해도 좋겠다. 같은 기간에 서울시립미술관 3층 일부에서는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와 프랑스 팔레드도쿄의 파비옹 레지던시 작가들의 그룹전인 <도시괴담>이 함께 진행되니 이도 놓치지 않고 같이 관람하길 권한다.
 
 
 
 
 
위 이미지: Jeff Koons, Arts, 1988-1989
© Jeff Koons/ photo: Frédéric Delpech
 
 
collection FRAC Aquitaine
 
Roman Opalka, OPALKA 1965/1-∞ Détail 3792991, 1965
© ADAGP, Paris 2016/ photo: Alain Béguerie
 
 
FRAC Collection Aquitaine - Cindy Sherman
 
Cindy Sherman, Untitled no 67, 1980
© Cindy Sherman & Metro Pictures/ photo: Jean-Christophe Garc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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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uard van der Elsken, Les Frères Lissac
© D.R. / photo: Cnap
 
 
 
 
 
 
 
 
 
 
 
이 기사는 ‘CA 2016년 5월호 : 일러스트레이션의 도약’에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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