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 2016년 5월호: WHAT’S ON — BOOK
이번 달에 주목할 만한 신간을 소개한다.
 
 
 
 
 
01
 
후와후와

지은이: 무라카미 하루키
그림: 안자이 미즈마루
옮긴이: 권남희
디자인: 정지현
출판사: 비채
가격: 8,800원

<후와후와>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짓고 안자이 미즈마루가 그린 유일무이한 그림책이다. 이 책은 1998년 직물회사 NUNO가 문화사업의 하나로 기획한 테마북이었으나 팬들의 열띤 요청으로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하루키는 이 책을 통해 어린 시절 친구 ‘단쓰’라는 고양이와의 추억을 소환한다. <후와후와>의 일러스트를 담당한 안자이 미즈마루는 고양이를 그리면서도 우리말 ‘폭신폭신’에 해당하는 ‘후와후와’에 집중했는데, 이러한 세심한 접근은 이 명콤비의 명성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게 한다.
<후와후와>의 간결하고 편안한 문장과 파스텔 톤의 일러스트는 하루키가 그리워하는 순간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온 세상 고양이를 다 좋아하지만, 지상에 사는 모든 종류의 고양이 중에서도 늙고 커다란 암고양이를 가장 좋아한다”는 저자의 말처럼, 독자들도 이 책을 통해 가장 좋아했던 유년 시절의 무엇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특히 한국어판은 폭신폭신한 촉감의 스펀지 양장으로 제작되었으니 표지의 감촉을 느껴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일 것이다.
 
 
 
 
 
02
 
마음을 사로잡은 디자인 문구

엮은이: 스타일북스 편집부
디자인: 땡스북스 스튜디오 최보명
사진: 박한별
출판사: 스타일북스
가격: 15,000원

‘디자인 문구’라는 단어는 이제 하나의 확고한 카테고리가 되었다. 이 단어는 문구 고유의 기능성에 독창적인 디자인이 보태지면서 탄생한 단어로, 문구 시장의 전환점이 된 것은 물론, 2007-2008년에 이르러 전성기를 맞기도 했다. 이제 디자인 문구는 발견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곳곳에 머물러있는 것이 되었다. <마음을 사로잡은 디자인 문구>는 이러한 디자인 문구의 매력을 확산시키고 지켜가는 브랜드 열아홉 개를 모아 그들만의 이야기를 엮어낸 도서다.
<마음을 사로잡은 디자인 문구>에서는 빈티지한 매력이 돋보이는 산돌티움의 ‘바른생활’ 시리즈부터 이제는 무척이나 익숙한 울랄라-일오삼칠의 캐릭터, 그리고 제로퍼제로의 실크스크린 이야기까지 디자인 문구의 안팎을 속속들이 만나볼 수 있다. 이 도서는 단순히 문구에 관한 이야기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각 브랜드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심오한 고민까지 두루 접할 수 있다는 점이 주요하다. 더 예쁜 것, 더 독특한 것을 찾는 오늘날, 디자인 문구가 개시했던 최초의 개성을 다시금 상기하며 진정한 매력이란 무엇인지 되새겨보자.
 
 
 
 
 
03
 
타이포그래피의 원리

지은이: 로버트 브링허스트(Robert Bringhurst)
옮긴이: 박재홍, 김민경
디자인: 강경탁
출판사: 미진사
가격: 35,000원

타이포그래피란 오랫동안 전문가의 영역으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일상을 조금만 돌아보면 타이포그래피는 일반인에게도 무척 가까이에 자리하는 요소임을 확인할 수 있다. 과제나 프레젠테이션, 심지어 이력서를 작성할 때 글자체와 자간, 행간 등을 잠깐이라도 고민하기 마련이다. ‘얼마나 더 명료하고 아름답게 문서를 작성하느냐’에 집중하는 것. 그것이 바로 타이포그래피의 영역이자 타이포그래피 그 자체이다. <타이포그래피의 원리>는 이러한 일상적인 지점까지 포용함으로써 효과적인 의사소통과 더욱 명료한 문서 작성을 가능하게 한다.
모든 책이 그렇듯 전문용어를 딱딱하게 나열만 하는 것은 지루하다. <타이포그래피의 원리>는 마치 그 불문율을 알고 있는 것처럼 적당한 예시를 활용하여 재미를 더한다. 독자들은 <타이포그래피의 원리>를 통해 타이포그래피의 원리부터 문서, 나아가 책을 아름답게 구성하는 방법까지 두루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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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디컬 뮤지엄

지은이: 클레어 비숍(Claire Bishop)
드로잉: 단 조르브스키(Dan Perjovschi)
옮긴이: 구정연, 김해주, 윤지원, 우현정, 임경용, 현시원
디자인: 슬기와 민
출판사: 현실문화연구
가격: 15,000원

비평가이자 미술사학자인 클레어 비숍은 <래디컬 뮤지엄>을 통해 동시대 미술관에서 작동하는 동시대의 의미를 물으며 큐레토리얼 실천들을 분석하고 그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미술관은 자유주의의 글로벌 마켓이 나타나면서 전례 없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스타 건축가의 손을 거치며 트렌디한 장소가 되기에 이르렀다.
비숍이 본 도서를 통해 제시하는 것은 더 실험적이면서도 건축의 영향을 덜 받으며, 역사에 대해 더 정치적인 참여를 제안하는 ‘래디컬 뮤지엄’ 모델이다. 비숍은 래디컬 뮤지엄으로 네덜란드의 반아베 미술관, 스페인의 레이나소피아 미술관, 류블랴나의 메탈코바 동시대 미술관을 사례로 제시하며 그 가치에 관해 이야기한다. 이 세 미술관은 큐레토리얼 실천이라는 측면에서 역사, 임무 등에 확고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과거, 현재, 미래를 두루 서술하고 기록하는 데에 힘쓰고 있다. 비숍은 현재의 트렌디한 동시대성을 넘어서는 것이야말로 미술관의 과제라고 주장하며 동시대성에 대한 개념을 재사유할 것을 권고한다.
 
 
 
 
 
 
 
 
 
 
 
이 기사는 ‘CA 2016년 5월호 : 일러스트레이션의 도약’에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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