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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엔 온갖 기이하고 놀라운 오브젝트들이 참 많지만 그 목록에 ‘박제’는 없었다. 그러나 볼트49의 뉴욕 스크린 프린팅 스튜디오에는 온갖 종류의 새부터 털북숭이 곰까지 동물과 관련된 자료들이 이곳저곳에 널려 있다. “우린 항상 기이한 생물의 팬이었다.” 공동 창립자 존 글래스고가 웃으며 말한다. “호박에 갇힌 곤충을 사서 관찰한 다음 클라이언트 몰래 디자인에 넣곤 했다. 이러한 컬렉션은 스튜디오를 뉴욕으로 이전하고 난 후 더욱 늘어났다.”

하지만 박제에 대한 끌림이 단순히 신기한 생물에 대한 호기심 때문만은 아니었다. 볼트49에 있어 박제는 조각과 기술에 대한 스튜디오의 열정을 상징한다. 볼트49가 추진하는 모든 프로젝트에 이런 경향이 반영되어 있다. 글래스고와 조너선 케니언은 스크린 인쇄 분야에 상당한 경력을 갖고 있는데 그들의 초기 디자인 및 일러스트레이션 작업은 바로 이 스크린 인쇄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것이라고 한다. 야후 같은 클라이언트를 위해 모형 건물을 손수 조각한 것처럼 조각은 이 스튜디오가 브리프에 접근하는 주된 방식이었다. “회사의 모든 직원들은 컴퓨터 작업을 할 줄 알지만 그들은 이를 뛰어 넘는 기술을 갖고 있다.” 글래스고가 말한다. “그게 우리에겐 매우 중요하다.”

볼트49는 케니언과 글래스고가 런던 커뮤니케이션 칼리지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공부하다 만났을 때, 정확히 10년 전, 2002년 5월에 설립됐다. “스크린 프린팅 스튜디오에서 서로 옆자리에 앉아 있었다. 당시 조너선이 아주 상이한 잉크들로 실험적인 프로젝트를 하고 있던 게 기억난다. 개념에 가까운 작업이었다.” 글래스고가 회상한다.

“서로 이야기를 즐겨 나누기 시작했고 자연스레 함께 일을 시작하게 됐다. 그는 일러스트레이션 쪽을 공부하고 있었고 난 좀 더 타이포그래피에 집중하고 있었다. 우린 서로 다른 지식이 어떻게 합쳐지는지 큰 관심이 있었다.”

이 듀오의 초기 디지털 일러스트레이션 작업은 주로 스크린 인쇄의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매뉴얼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디자인을 단순한 색으로 쪼갠 후 층층이 쌓아 올릴 필요가 있었다.” 케니언이 이야기를 이어간다. “하지만 단순한 색으로 접근하는 건 생각보다 작업에 제약을 주지 않았고 오히려 벡터 일러스트레이션의 가능성과 잘 맞아 떨어졌다. 운 좋게도 우린 디지털 아트계의 새로운 개척자로 설 수 있었다. 스튜디오의 발전 중 많은 부분이 이처럼 행복한 우연에 의해 찾아 왔고 지금도 이런 우연한 사고가 더 잘 발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노력한다.”

그들이 대학을 함께 다녔다는 사실은 글래스고와 케니언이 다른 동료들과 함께 일할 수 있게 된 계기이자 그들을 유명하게 해 준 혼합 미디어 스타일을 발전시킬 수 있었던 계기였다. “다양한 영감을 더해 줄 수 있는 재능 있는 친구들 및 협력자들과 종종 함께 일한다. 그동안 사진작가나 일러스트레이터, 설치 타이포그래퍼들과 협업해 왔다. 그들의 스타일은 뒤죽박죽 우리 작업 속에 흡수된다.”

하지만 눈을 사로잡는 유니크한 스타일이 전부는 아니었다. 세상에 자신들의 작품을 보이려면 실질적인 자기 홍보가 필수였다. 그들이 졸업할 무렵 글래스고와 케니언은 그들의 작품을 스크린 인쇄된 포스터로 만들어 클러큰웰 주변 건물에 붙였다. 그 중엔 『데이즈드 앤드 컨퓨즈드(Dazed and Confused)』 잡지 사무실도 포함되었다. “어느 사무실 앞이든, 정문이든 보이는 곳곳마다 포스터를 붙였다. 다음 날이면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건물에 들어가기 위해 포스터를 찢기도 했다.” 글래스고가 웃으며 말한다. “하지만 효과는 있었다. 연락을 해 오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 났고 계약을 맺기도 했으니까.”

 

*기사 전문은 CA Collection 03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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