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명: 복숭아 꽃이 피었습니다
 
일시: 2016년 4월 30일-6월 26일
 
장소: 문화역서울284, SEOUL284.ORG
 
참여작가: 문경원, 양아치, 국형걸, 김명범, 팀 스푸너(Tim Spooner), 마리사 실바트리즈 폰스(Marisa Silbatriz Pons), 원스텝(One Step at a Time Like This), 보라윤(Bora Yoon) 등 27팀
 
 
 
6월 26일까지 문화역서울에서 문화와 예술의 장이 펼쳐진다. 전시, 공연, 영화가 어우러진 융복합 예술 프로젝트 <복숭아 꽃이 피었습니다>는 관객이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작가들의 각기 다른 관점을 누리는 방식으로 꾸려진다. ‘감각의 정원에서’, ‘네모난 무지개를 따라’, ‘욕망의 땅 깊숙이’, ‘꽃을 피우다’ 네 가지 소주제로 구성된 본 전시는 스토리텔링의 형식을 취하며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적 삶’이라는 주제를 선보인다.
 
<복숭아 꽃이 피었습니다>를 관람하기 전에 갖추어야 할 것이 있다면 약간의 참여적인 태도다. 관객이 적극적일수록 마주할 수 있는 요소가 많아지므로 적극성은 다다익선이다. 그러나 참여형이라는 단어에 굳이 겁을 먹을 필요는 없다. 관 모양의 소리 상자에 직접 누워 작가가 사찰과 교회에서 채집한 소리를 듣는 것도 좋지만, 듣는 사람을 관찰하는 것도 충분히 좋은 관람이 될 테니 말이다. 방금 언급한 작품은 김준의 <제의적 소리>다. 첫 번째 섹션 ‘감각의 정원에서’에 포함된 작품으로, 이 섹션에서는 각종 감각을 활용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직접 보고 듣고 만짐으로써 작품의 형식을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함의하는 바를 좇는 일련의 과정은 묘한 쾌감을 준다. 관객이 직접 행동하여 의도를 파악하게 함으로써 손수 수확한 열매를 맛보는 보람을 선사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기존 전시가 시각에 기대어 별도의 적극성을 포함하지 않았던 것에 비해 신선하고 가치 있다.
 
한편 이번 전시에서 가장 정성을 들인 프로그램을 꼽자면 호주 출신 극단 원스텝의 <업사이드다운 인사이드아웃(upsidedown insideout)>이 아닐까 한다. 이 프로그램은 문화역서울 곳곳을 비밀의 방으로 구성하여 진행된다. 아이가 있는 가족 단위의 관객과 함께 원스텝의 스토리북을 따라 공간을 탐방하는 방식이다. 유령 소녀가 지시하는 미션을 수행하면서 전시 동선과는 다른 비밀 루트를 통해 각각의 방에서 머리를 빗고, 돌기둥을 찾고, 그 사이로 비집고 들어가는 90분간의 여정을 통과하는 내용으로, 공간 하나하나에 정성스레 설치한 장치들은 흡사 해리포터 시리즈나 보물찾기를 연상하게 한다. 문화역서울의 가치를 느끼는 데에 주력하면서도 이를 전면에 드러내지 않고 동심을 자극함으로써 예술과 문화의 긍정적인 영향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이것은 완전한 예술이자 일종의 놀이다. 이 프로그램은 1회 진행에 한 팀만을 안내하므로 발 빠른 예약이 필수다.
 
<복숭아 꽃이 피었습니다>는 예술을 대중에게 더 가까이하고 문화역서울의 공간 전체를 구석구석까지 공들여 꾸려냈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전시라는 단어 외의 명칭을 부여하고 싶을 만큼 기존의 전시와는 맥이 다른 이 행사를 기간 내 꼭 한 번 만나보기를 권한다. 무엇보다 문화역서울 예술 프로젝트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한층 더 크게 만든다. 금전적 부담은 덜고, 시간과 여유만 있다면 언제든 둘러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본 전시가 전하는 주제가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적 삶이라면 전시장은 각종 이상으로 가득 차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그것만으로도 방문할 이유는 충분하지 않을까!
 
 
 
위 이미지: 김명범, ‘Untitled’,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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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찬, ‘URBAN CREATURE – FAKE PLASTICTREE’, 2016
 
 
http://www.leslievanstelten.com917.325.9176
 
보라윤의 공연 ‘발성(Phon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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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스텝의 공연 <업사이드다운 인사이드다운>
 
 
 
 
 
 
 
 
 
 
 
이 기사는 ‘CA 2016년 6월호 : 패키지 디자인을 잡아라’에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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