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앤디 홉스봄(Andy Hobsbawm)과 나는 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더욱 친환경적인 삶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공익 단체 ‘두 더 그린 싱(Do The Green Thing)’을 설립했다. 인류가 낭떠러지 같은 세상을 인식하지 못한 채 악화시키고만 있는 상황에 소스라치게 놀라 직접 행동해야 할 필요를 느꼈기 때문이다. 두 더 그린 싱 설립 당시 우리의 목표는 창의력 vs 기후 변화라는 대결 구도 인식을 구축해내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환경 파괴를 촉발하는 디자인이 사랑받고 있는 현실을 이용하여, 디자인을 친환경적 목적으로 활용할 때 훨씬 매력적이라는 인식을 퍼뜨리고자 한 것이다. 이에 우리는 지난 9년 동안 전 세계 500여 명 이상의 뛰어난 디자이너들과 함께 영상, 포스터, 팟캐스트, 캠페인 등을 기획했다.
 
우리가 더욱 강력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생각을 품게 된 것은 기후 변화에 대한 피해가 점점 커지는 상황을 목격했을 때였다. 담론적인 콘텐츠에 대한 열망이 퍼지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여 우리는 서사적인 무기를 준비하기로 했다. 도발적인 자세를 취하면서 철저하게 검증된 내용을 바탕으로 유쾌한 화법을 사용하여 대중에게 다가가기로 한 것이다. 고민을 거듭하여 두 더 그린 싱은 환경 파괴적인 현대인의 삶을 지적하고 독창적이지만 실현 가능한 대안을 제시하는 온라인 잡지로 다시 태어났다.
 
창간호는 우연히 지구 파괴에 일조하는 시나리오 작가들을 적극 비난하는 한편, 지구를 도울 방법을 논의했던 올해 오스카 시상식 당일에 발간되었다. 시나리오 작가는 사회를 주도해나갈 힘을 지니고 있음에도 환경 파괴적 생활 문화를 무너뜨리기보다는 오히려 강화하고 있다. 우리는 작가들이 자신의 시나리오 속에 친환경적인 메시지를 부수적으로 삽입함으로써 세계인의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얼마나 쉬운 일인가에 대해 설명했고, 마지막은 ‘영화를 보는 방법(How to Watch a Movie)’이라는 짧은 영상과 함께 끝을 맺도록 구성했다. 영화 시작 전에 상영될 수 있도록 제작된 이 짧은 영상은 이제 곧 보게 될 영화를 친환경성이라는 관점에서 자세히 관찰해보기를 관람객에게 권하고 있다. 베테랑 영화인들의 그래픽 작품을 재활용하여 만들어진 이 영상은 아주 영리하고 매우 아름다우며, 모든 영화관에서 상영할 수 있고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도 있다.
 
우리의 온라인 잡지가 발간된 뒤, 일부 커뮤니티와 언론은 마치 우리와의 싸움을 기다린 듯 아주 적대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우리는 아랑곳 하지 않고 할리우드에 매우 심각한 질문을 던지고, 그들의 무분별한 행동을 비난했다. 나는 요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우리에게 연락해 지지의 뜻을 표해주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 이건 농담이 아니다. 또한, 우리는 최근에 런던의 자동차와 자동차 문화에 관해 이야기하는 제2호를 발간했다.
 
지난 시간 동안 우리는 창의력을 활용해 세상을 자극하고 설득하려고 했지만 세상은 아직도 바뀌지 않았다. 이에 우리는 진화를 시도하고자 한다. 창의력 vs 기후변화는 여전히 우리의 핵심 설득 전략이다. 하지만 아무런 의식 없이 환경에 해를 입히고 있는 현세대를 일깨우는 일에는 보다 날카로운 창의력이 강력하고, 더욱 효과적일 것 같다.
 
 
 
나레시 람찬다니
NARESH RAMCHANDANI

DOTHEGREENTHING.COM

자선 환경 단체 두 더 그린 싱(Do The Green Thing)의 공동 설립자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다. 펜타그램 런던의 파트너로도 활동하고 있다. 올해 디자인 인다바(Design Indaba) 행사에 강연자로 참여했다.
 
 
 
 
 
 
 
 
 
 
 
이 기사는 ‘CA 2016년 6월호 : 패키지 디자인을 잡아라’에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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