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터레스트를 보고 따라 하는 주말 취미 활동을 의미하던 DIY는 이제 수백만의 사람들이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이 꿈꿔온 사업에 도전하게 하는 구호가 되었다. 사업가적 정신을 향한 이러한 변화는 디자인 업계를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자극을 주고 있다. 이와 동시에 창업에 관한 단상은 사람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고 있기도 하다. 보다 많은 사람이 사업주가 될 수 있다는 것은 흥분되는 일이지만 이러한 현상을 둘러싼 주변 문화는 장밋빛 이상만을 내세우며 디자인 업계를 약화시키고, 그 가치를 떨어뜨리기에만 바쁜 듯 보인다.
 
소셜 미디어와 온라인 미디어는 당신이 행동하고 만들기만 하면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는 실패를 부르는 거짓된 약속에 불과하다. 창업 정신은 우리 모두가 소중히 여겨야 하는 정신이지만 아무나 따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만들어낸 수박 겉핥기식 문화는 빈약한 지식에 기반한 잘못된 믿음을 낳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낸 수많은 디자이너의 노력을 평가 절하하고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말씨부터 이미지를 구축하는 방법까지 우리는 더 큰 그림을 보여줄 수 있도록 섬세한 노력을 기울여야만 한다. 크게 해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도전적 문구들과 140자로 전달되는 SNS 문화는 우리 삶과 경력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낭만적으로만 묘사하거나 단순화시킴으로써 디자이너가 된다는 것 혹은 자기 사업을 운영한다는 것의 의미를 단편적 이미지로만 포장하고 있다. 우리는 창업 열기 이면에 감춰진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미 포화한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배짱, 끝없는 밤샘 작업, 강한 직업의식, 사업 요령, 시간, 전문적 훈련 등이 요구된다는 것, 그리고 이들조차도 성공을 보장해주지는 못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더욱 깊은 대화가 필요하다. 세상 모든 기사에 실려 있는 창업 관련 정보가 말해주는 것처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언제나 클라이언트의 급박한 일정을 소화할 수 있도록 해주는 비결로 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세상으로 나아가 자신만의 것을 이룩하되 당신보다 먼저 길을 열어놓은 이들에 대한 존경심을 잊어서는 안 된다. 창업에 뛰어들고자 한다면 그 일을 싫어하는 때가 올지라도 포기하지 않고 극복해갈 의지가 있는지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거품이 걷힌 후, 창업 열풍에 휩싸여 흥분하던 사람들이 시장에서 뒤처진 채 부당한 대우를 받는 상황이 벌어지는 꼴은 정말이지 보고 싶지 않다.
 
 
 
 
 
사브리나 스멜코
SABRINA SMELKO

SABRINASMELKO.COM

화려한 수상 경력의 디자이너이자 일러스트레이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다. <디자인 스폰지(Design*Sponge)>의 에디터이며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독창적인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소개하고 있다.
 
 
 
 
 
 
 
 
 
 
 
이 기사는 ‘CA 2016년 7월호 : 개척하거나 사라지거나’에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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