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 작가이며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이푸로니는 일러스트레이션을 “원초적인 재료와 질료들을 다뤄 흔적을 만드는 것, 이를 커뮤니케이션 차원에서 조율하며 다루고 활용 가능한 매체로 번역하는 것.”이라고 했다.

오는 7월 9일,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 2016과 함께 하는 CA 컨퍼런스 69회차에서 이푸로니는 자신의 창작노트를 바탕으로 한 일러스트레이션을 이야기한다. 그와 함께 제각기 독창적인 색깔을 지닌 박정아, 이에스더, 백두리 등 네 분의 일러스트레이터 작가가 ‘일러스트 창작 공책, 무가공의 재료들이 빚어내는 재미들’을 주제로 오랜 세월 쌓아온 자기만의 경험과 생각들을 소개한다.

강연에 앞서 이메일로 이푸로니 작가에게 짧은 이야기를 들어봤다. http://www.pooroni.com

CA : 올해 상반기 대학 일러스트레이션 수업은 서울대와 이화여대에서 했죠. 전에 국민대 대학원 수업도 했지요. 수업 내용을 소개해 주실래요? 무엇을, 어떤 방식으로 수업하시나요? 수업을 통해 지속적으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이푸로니 : 올 상반기 수업은 서울대와 이화여대에서 했습니다. 다음 학기부터는 홍익대에서 합니다. 박사 논문 때문에 수업을 되도록 빼고 있어요.

서울대 수업은 3학년 일러스트레이션이고, 이대 수업은 3학년 시각시스템입니다.

모든 수업에서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제가 학생들에게 가르쳐 줄 부분을 생각하기보다는 학생들 스스로 동기부여가 돼서 수업을 받고 난 다음 자신의 선택과목이나 전공과 관련해서 더욱 관심을 두고 스스로 배우고자 하는 의지가 생기도록 하는 겁니다.

예전에 화이트헤드(Whitehead, 하버드 대학교수)라는 분이 쓴 글에서 ‘대학은 유기체적이고 성장하는 조직이 되어야 하고, ‘생기있는 관념’을 전달해주는 곳이어야 한다.’라는 내용을 읽은 기억이 있습니다. 저도 학교가 변화하는 사회에서 변화하는 사람들이 모여 역동적으로 서로 관계를 맺고 짧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배우거나 경험을 하고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장’이라고 생각해요. 제 수업이 이런 한 부분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항상 합니다. 수업 자체보다는 수업에서 받은 ‘느낌’이 수업 이후에 하게 될 본인의 활동에 동기부여가 되도록 신경을 쓰지요.

일러스트레이션 수업에서는 되도록 학생들이 다양한 재료를 통해 여러 가지 실험을 해보면서 그림을 그리도록 하죠. 이러한 작업은 원초적인 재료와 질료들을 다뤄 흔적을 만드는 것이고, 일러스트레이션은 이를 커뮤니케이션 차원에서 조율하며 다루고 활용 가능한 매체로 번역하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수업을 진행합니다. 궁극적으로는 학생들이 자신의 작업이 남에게 전달 가능한 매체로 번역이 되어 제시될 때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서 ‘작업을 계속하고 싶다!’라는 감정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게 목적입니다. 학기마다 롤 모델이 될만한 일러스트레이터를 모셔서 특강을 부탁하기도하구요.

이푸로니-서울대
사진. 서울대 3학년 일러스트레이션 수업 과제전 전시 준비(2016)

시각시스템 수업은 이미지를 주로 다루는 일러스트레이션 수업과는 다른 디자인수업입니다. 좀 더 원론적인 ‘체계’의 개념을 다룹니다. 디자인할 때 시스템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 단순한 ‘요소’가 어떻게 쉽게 ‘복잡함’으로 변할 수 있는지에 관한 실험부터 시작해서, 일상이나 사물의 체계를 이해하고 글을 읽는 것으로 나아갑니다. 시각디자인의 범주에서 체계가 다양하게 사용되는 모델의 책들을 분석해 어떤 디자인시스템을 가졌는지 분석하고, 책을 만들어보기도 하고, 복잡한 데이터를 가진 텍스트에 체계를 부여해 시각적으로 더 쉽고 즐겁게 읽힐 수 있는 시스템을 고안하기도 하구요. 마지막으로 생성시스템을 디자인해서, 시스템이란 것이 디자이너에게 어떤 효율과 자동성이나 자유를 부여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이 수업은 이대 조형예술대학에서 매년 진행하는 메이데이 전시를 해야 하는 과목이라, ‘체계’를 직업 전시 준비에 적용해서 학생들이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전시디자인을 직접 진행합니다. 이 수업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도 결과물의 완성도보다는, ‘체계’라는 개념을 좀 더 원론적으로 생각하고 깊이 파헤쳐보는 것입니다.

이푸로니-이대수업
사진. 이화여대 조형예술대학 3학년 시각시스템 전시 준비(2016)

CA : 국민대 대학원 수업은 어떤 것이었나요?
이푸로니 : 국민대에선 일러스트레이션 ‘진’을 계속 만들기로 기획을 해서 <슥슥> 이라는 제목으로 책을 제작했어요. 디자인은 햇빛서점 인턴으로 일하고 있는 권용헌 학생이 수고해주었습니다. 일러스트레이션을 하는 학생들이 디자인하는 학생들보다 모여서 목소리를 내거나 외부로 작업을 알리거나 하는 활동이 미흡하더라고요. 국민대에는 대학원에 일러스트레이션 전공이 있기때문에 플랫폼을 만들면 지속가능한 활동이라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작년에 2번째 권을 학생들과 진행하다, 제가 디스크가 생기면서 홀드를 해서 두 번째 책을 못 만들었어요 :( http://goo.gl/eOlLDo

국민대
사진. 국민대학교 대학원 일러스트레이션 전공 수업, 매거진 <슥슥> (2014)

CA : 이번 컨퍼런스 강연의 내용이 ‘우연의 사물들을 채집하고 기록하고 작업하고, 그것들이 실무로 이어지는 과정’을 소개하는 것인데요, 어떤 메시지를 주시고 싶은가요?
이푸로니 : 강연 내용은 아직 준비가 덜 되었어요^^. 그래도, 제가 아마 이야기할 내용은, 수업에서 학생들을 많이 만나게 되는데요,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고 소질이 있지만, 이걸 가지고 어떻게 내 목소리인 주제가 스타일을 찾아가고, 내 내면에 귀를 기울이고, 이것을 상업적이고 외부수요가 있을 형태로 만들어가면서 계속 즐겁게 작업할 수 있을지… 인 것 같아요.

제가 답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는데…. 이런 부분에 관해 이야기해보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일시 : 2016 . 7 . 9 . 토 . Pm 01:00~05:00
장소 : 코엑스 2F 컨퍼런스 룸(북) 203A (위치 확인)
주최 : 디자인 매거진 ,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 2016
참조 :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 2016
문의 : 02-852-5412 / ca@cakorea.com
신청 : CASHOP
*증정품 :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 2016 티켓 / 앤서니 브라운전(예술의 전당) 티켓 / 디자인 매거진 과월호 (3만원 상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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