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9일, 제 69회 CA 컨퍼런스가 코엑스에서 진행되었다. 이번 컨퍼런스는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 2016과 함께 하면서 일러스트레이션을 테마로 구성되었다. 일러스트 분야에서 은근하게, 또 파격적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네 명의 연사 이푸로니, 박정아, 이에스더, 백두리와 함께 그들의 창작 시스템에 관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경험이 작업이 되고, 우연이 필연이 되고, 평면이 입체가 되는 모든 과정을 낱낱이 공개한다.
 
 


 
빨간 노트, 자기 최면의 어휘들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이푸로니가 첫 번째 연사로 연단에 올랐다. 일러스트, 디자인, 연구 등을 병행하는 이푸로니는 학창시절의 경험과 대학생 때부터 시작한 작업들을 시간대별로 소개하며 그녀의 행보를 정리했다. 어릴 때의 경험과 성장환경이 지금까지 어떠한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고, 개인 경험과 작업들이 어떻게 외부 프로젝트로 확대될 수 있었는지 등을 들어볼 수 있었다.
 
이푸로니의 10대와 20대는 경험으로 점철된다. “어릴 때의 경험들이 지금까지의 저를 만들었고, 현재 작업들에까지 영향을 다수 미치고 있어요. 좋아했던 것들, 지금까지 좋아하는 것들로 작업을 하고 있죠.” 그녀가 말한다. 어릴 때부터 꾸준히 미술을 해온 이푸로니는 중학생 때 아버지를 따라 가족 전체가 요르단으로 거처를 옮기게 된다. 고등학생 때까지 요르단에서 지낸 이푸로니는 그때 경험한 것으로부터 지금도 많은 영감을 얻는다고 말한다. “요르단에서 돌아온 뒤의 한국은 또 다른 세계였어요. 대학생이 되면서 다시 새로운 경험들을 쌓을 수 있었고, 그 모든 경험들이 합쳐져 지금까지도 제 작업에 주요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죠.” 이푸로니가 말한다.
 
이푸로니의 20대와 30대는 방황의 시대였다. 회화를 전공한 그녀는 입학 당시만 해도 회화라는 영역에서 다채로운 작업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졸업 후, 그녀의 경험과 관심사, 그리고 학위가 구체적으로 어디를 향하는지 좀처럼 갈피를 잡을 수 없어 방황을 시작한다. “졸업 후 방송사에서 통역도 했어요. 지겨웠죠. 제가 할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다시 미술계로 돌아갔죠.” 그녀는 통역 일을 그만 두고 디자인으로 전공을 선회하여 새로이 입학한다. 두 영역은 같은 예술이지만 관점이 달라 부딪치는 요소들이 많았다. 어쩌면 방황은 당연한 수순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때 한 방황이 도움이 많이 됐어요. 방황할 때 작업을 엄청나게 많이 했죠. 말하자면 방황이 창작의 계기가 되어준 거예요.” 그녀가 말한다.
 
“어릴 때 관심을 가진 키워드는 방법이었어요. 유사 형태를 발견하는 게 저의 취미이자 작업적 관점이었죠. 여기에서 더 나아가 재구성하고 형태를 만드는 일이 도시 관련 프로젝트에서 발현된 것 같아요.” 이푸로니가 말한다. 그녀의 도시 관련 프로젝트는 지역과 도시, 건물, 사람을 다이어그램화 하여 유사성을 만드는 데에서부터 출발한다. 도시도 유기체가 될 수 있고 도시끼리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여기는 것이다. “도시가 유기적으로 보였어요. 건축적인 요소들이 유기체의 단위 같다고 생각했죠. 형태에서 도시와 생태계의 유사성을 발견한 거예요. 생물과 미생물의 교집합을 새로이 탄생시키고 미시적인 것에서 거시적인 것으로 옮겨가는 것, 이것이 도시 프로젝트의 전체적인 형상이죠.” 이푸로니가 말한다. 40대에는 플랫폼과 매체를 확장하고 싶다는 이푸로니의 앞으로의 여정에 또 어떤 경험들이 녹아들지,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하는 바이다.
 
 
 
이푸로니
POORONI.COM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이다. 요르단에서 중, 고등학교 시절을 보내고 로드아일랜드디자인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했다. 이후, 서울대학교 대학원 석사과정에서 시각디자인을 공부하였고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예술의전당, 두산아트센터,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등에서 다수의 전시를 가졌으며 서울시립미술관, 부산비엔날레 등과 작업했다. 서울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국민대학교 등에 출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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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12간지 레이스> 디자인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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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자심포지아 2014 <문자를 그리다> 전시작품 ‘문자의 주술성’
 
 
 


 
빨간고래와 컬러링북
 
일러스트레이션 박정아가 안티 스트레스를 위해 제작한 컬러링북 시리즈에 관해 두 번째 강연을 이어갔다. 빨간고래라는 활동명으로 작업하고 있는 박정아는 사실 컬러링북은 평소 본인의 작업 스타일과는 거리가 멀다고 이야기한다. “조해너 배스포드(Johanna Basford)의 <비밀의 정원>, 다들 아시잖아요. 이미 시장을 컬러링북으로 선점한 책이 있어서 저도 출간하기 꺼려졌어요. 그래서 처음 의뢰가 들어왔을 땐 별로 흥미가 일지 않았죠. 이건 제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했거든요.” 현재 출판 시장에는 무려 920여 권의 컬러링북이 출간되어 있다. 박정아가 컬러링북을 제작할 때에도 지금만큼은 아니지만, 220여 권이라는 굉장한 양의 컬러링북이 판매되고 있었다. 여러 가지 이유로 그녀는 컬러링북에 적극적이지 않았으나 출판사의 거듭 이어지는 제안에 ‘가볍게 작업해볼까’라는 생각으로 일종의 휴식처럼 이 작업을 시작하게 된다.
 
“첫 번째로 나온 게 <컬러링 앤 더 푸드>예요. 출판사가 안티 스트레스라는 키워드를 제시했고, 이에 동의하여 너무 바글바글하지 않게 그리려고 했죠.” 그녀가 컬러링북 제작에서 가장 먼저 임한 작업은 소재 리서치였다. 출판 시장엔 패션, 여행 등의 소재가 컬러링북으로 다량 제작되어 있었고, 그 가운데서 그녀가 발견한 가까우면서도 독특한 소재가 바로 음식이었다. “저는 취미가 요리예요. 베이킹이요. 너무 좋아해서 음식의 형태를 외울 정도죠. 보지 않고 그릴 수도 있기에 빨리 그릴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가벼운 호흡으로 임하고자 했던 이 작업에는 마카롱의 아기자기함, 샐러드의 싱그러움, 화과자의 다채로움, 녹차의 정갈함, 스시의 깔끔함, 브런치의 세련됨 등이 다양하게 녹아있다. “그릴 게 너무 많았어요. 핀터레스트를 활용해 자료를 수집했는데, 스토리를 별도로 구성하지 않아도 되는 책이었기에 펜화에만 집중할 수 있었죠. 염두에 둔 것은 안티 스트레스뿐이었어요. 여태까지의 컬러링북은 안티 스트레스라기엔 너무 복잡하잖아요.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구성이나 스토리가 없게 만들고 싶었어요. 아주 잘 만든 스토리가 아니고서야 컬러링북에는 스토리가 크게 필요하지 않으리라 생각한 거죠.” 그녀의 컬러링북은 이른바 대박이었다. 5일 만에 2쇄를 찍었으니 말이다. “처음엔 컬러링북을 가볍게 생각해서 3주 만에 100페이지를 끝내겠다고 말했어요. 큰코다쳤죠. 과로사로 쓰러지기까지 했거든요.” 박정아가 말한다.
 
<컬러링 앤 더 푸드>가 성공하자 당연한 수순으로 출판사에서는 시리즈 작업을 제안했다. 그렇게 제작된 두 번째 시리즈가 <컬러링 앤 더 시티>다. “여행에도 식도락, 문화, 자연 등 갈래가 많잖아요. 저는 그중에서도 여행을 시티, 즉 도시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프랑스 여행 갈래?’랑 ‘파리 여행 갈래?’는 느낌이 다르잖아요. 이런 점을 보여주고 싶었던 거죠.” 그녀는 이후 <컬러링 앤 더 키친>까지 연이어 컬러링북 시리즈를 제작하면서 시리즈의 효과를 완벽히 이해했다고 덧붙인다. “시리즈 효과라는 게 정말 있더라고요. 하나라도 잘 팔리면, 다른 시리즈들이 베스트셀러가 더욱 잘 팔리게 받쳐줘요. 시리즈가 나올수록 판매율이 증가하는 거죠.”
 
그녀는 가볍게만 여겼던 컬러링북을 통해 묵직한 것들을 경험했고, 이제는 그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작업에 임해보려 한다. “제가 그린 책이 잘 팔리는 건 기분 좋은 일이죠. 다만 컬러링북에 몰두하느라 하고 싶은 작업들을 못한 게 좀 아쉬워요. 저는 면으로 구성된, 색을 쓰는 작업을 주로 하는 사람이거든요.” 박정아는 이제 컬러링북에서 벗어나 스토리 있는 그림에 다시금 뛰어들 계획이다. 지난 6월 출간된 <사연을 읽어주는 여자>의 삽화를 올해 초까지 진행했고, 앞으로는 네이버 그라폴리오에서 연애와 관련된 이야기를 일러스트로 연재할 예정이다. 컬러링북에서 미처 예상치 못한 경험을 얻은 박정아의 강연은 익숙한 영역에서 꾸준히 작업을 이어나가는 것도 좋지만, 다양한 분야로 관심을 환기해보는 것 또한 유의미한 일임을 알려주는 듯했다.
 
 
 
빨간고래(박정아)
REDWHALE.CO.KR

등이 빨간색인 빨간고래를 캐릭터로 하여 이야기가 있는 그림을 그리는 작가다. 광고회사를 거쳐 더페이스샵과의 패키지 컬래버레이션, 북 일러스트, 인테리어, 광고 등 여러 분야에서 일러스트레이션 작가로 활약 중이다. 다음 스토리볼에 ‘빨간고래의 꿈 여행’과 네이버 그라폴리오에 ‘빨간고래의 맛있는 그림’을 연재했으며, <이별에 말 걸기> 등의 전시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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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의 확장, 색과 패턴
 
“오늘 제가 다룰 주제는 ‘나의 작업, 직업’입니다.” 세 번째 연사 이에스더가 주제를 언급하며 강연을 시작한다. “처음 일을 할 때 즈음 어머니가 종종 하던 질문이 생각납니다. ‘너의 직업을 뭐라고 설명해야 하느냐’고요. 전 그럴 때마다 ‘백수’라고 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녀의 가벼운 농담으로 시작된 강연은 이에스더의 열 개 작업을 중심으로 꼼꼼하게 진행되었다.
 
“첫 번째 보여드릴 작업은 ‘나의 완벽한 이웃’이에요. 2009년도 작업이죠.” 한국문화진흥원 주최로 디자이너 박진우와 함께한 이 프로젝트는 여러 명의 디자이너가 각자 다른 작업을 전시하지만 완벽한 이웃이 되는 컨셉에서 시작되었다. 서로 다른 디자이너가 이웃이 되어 예기치 않게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 장면을 일러스트레이션으로 표현하고, 각기 다양한 매체에 적용하는 디자인 작업이었다. “기억에 남는 건 책 편집디자인 작업이에요. 저는 책 작업을 전문적으로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거든요. 전문 지식이 없는 상태라 용기 있게 도전할 수 있었어요. 제 뜻대로 나오지 않은 결과물을 보며 속상했던 기억이 납니다.” 인디자인도 다루어본 적 없다는 이에스더는 책 디자인에 실험적인 요소들을 다수 투입했다. 책 중간에 집 모양으로 구성된 색지 등을 책갈피처럼 끼워 넣기도 하고, 크기가 다른 얇은 종이를 삽입하기도 하는 등 다채로운 요소를 넣은 것이다. “이 작업 이후로 편집디자인은 전문가가 해야 하는 작업임을 알게 되었죠.”
 
두 번째로 그녀가 소개한 작업은 신세계 백화점에서 의뢰한 가정의 달 일러스트레이션이었다. 신세계 백화점은 이에스더에게 엠블럼과 배너, 디스플레이 요소나 책자 등에 활용할 이미지 소스를 요청했다. 앞서 신세계 백화점 작업을 했던 아티스트인 제프 쿤스(Jeff Koons)와 데이지 드 빌네브(Daisy De Villeneuve) 모두 ‘러브’라는 모티프를 사용했기에 그녀도 자연스럽게 사랑을 주제로 신세계 러브스 패밀리(SHINSEGAE LOVES FAMILY)라는 테마를 만들어냈다. 이 작업에 이어 중국 심양 럭스빌(LUXVILLE) 백화점에서 그녀에게 그랜드오픈을 위한 일러스트레이션을 작업을 요청해왔다. 이에스더는 패션 파라다이스라는 주제로 신세계 백화점 때의 경험을 살려 그때보다 다양하고 풍부한 요소들을 개발해낸다. 중국에서 선호하지 않는 색상인 검은색을 줄여달라는 클라이언트의 요청으로, 화려하고 밝게 수정하는 과정을 거치기도 했다. “작업자는 당시의 작업에 빠져있기 때문에 내가 가장 옳다고 생각하기 마련이에요. 그러나 작업을 마치고 나면, 클라이언트의 피드백이 옳았다는 것을 깨달을 때가 있죠.” 그녀가 말한다.
 
이에스더는 유기 전시를 위한 배경 그래픽을 마지막으로 열 가지의 작업을 나열한 뒤, 작업관에 관해 짧고 명료하게 이야기했다. “저는 다양한 작업을 해왔고, 그 과정에서 구별, 숙성, 다작, 지속성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닐지라도 고유성을 가지는 게 중요해요.” 그녀는 지금 한 작업이 내일, 5년 후, 아니 오랜 시간이 지나도 좋은 것이라면 그것이야말로 좋은 작업이 아니겠냐고 되묻는다. 이에스더는 ‘오래도록 디자이너, 행복한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고 전한다. “영향력 있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던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건강한 육체로 건강한 작업을 오랫동안 하고 싶어요. 저는 육체적 고통이나 병이 아티스트의 작업에 미치는 영향을 흥미롭게 살핍니다.” 지속적으로 좋은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건강과 삶의 균형이 중요하다는 것을 당부하며 이에스더의 강연은 막을 내렸다.
 
 
 
이에스더
LEEESTHER.COM

기하학적 이미지, 반복적 배열, 컬러의 배색과 대비에 관심이 있으며, 현재 패턴과 이미지의 연결고리를 주제로 작업 중이다. <X-X-X>, <ESCAPE>, <10L Plastic Garbage Bag> 등의 시리즈 작업을 진행했으며 라코스테, 롯데갤러리, 신세계 백화점 등과 컬래버레이션을 하였고 다수의 전시에도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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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완벽한 이웃’ 편집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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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백화점 가정의 달 일러스트레이션 ‘신세계 러브스 패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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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NEMMO NEMMO NEM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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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표 인테리어 작업
 
 
 


 
그림과 글 사이
 
마지막 연사는 그림과 글을 오가며 목소리를 내는 일러스트레이터 백두리였다. 그녀는 그림이 글을 돕고 글이 그림을 돕는 상호작용을 공유하고 싶다는 말과 함께 강연을 시작했다. 그림이란, 내성적이고 낯을 가리는 백두리에게 표현을 가능하게 해주는 하나의 기관으로 자리한다. 그녀는 다소 험한 말이나 숨겨왔던 감정 등을 마음껏 분출하며 풍경이나 사물보다는 그간 해왔던 생각, 고민들을 그림으로 승화하고 있다. “최근 진행하는 이모티콘 작업 때문에 그간 그려왔던 제 작업들을 살펴보게 되었어요. 그제야 제 그림에 마이너적인 게 많다는 걸 깨달았죠.” 백두리가 말한다.
 
그녀는 다수의 삽화 작업으로 책을 통해 독자들과 소통하기도 했다. “어느 북디자이너 분이 제게 산문 같은 그림을 그린다고 말해준 적이 있어요. 작품에 메시지를 담는 습관이 이런 좋은 키워드로 연결된 것 같아요.” 글과 그림을 매끄럽게 연결 짓는 작가라는 특징으로 삽화 작업을 이어나간 그녀는 평소의 작업 스타일에 관해 이야기한다. “저는 책 작업을 할 때면 꼭 원고 전문을 받아서 읽어봐요. 작업이라는 게 그렇듯 마감이 빡빡해서 전문을 읽을 시간이 없거든요. 보통은 편집자가 일러스트레이터의 시간 활용을 위해 줄거리를 요약하거나 필요한 꼭지를 뽑아주는데 저는 내용이 이어지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꼭 전문을 확인하죠.”
 
백두리의 저서 <혼자 사는 여자>는 그녀의 출간 욕구를 해소해준 것에 더해 클라이언트의 의뢰로까지 이어진다. “베이직 하우스와 슬로 데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하고, 결혼 중매 업체 듀오와 ‘결혼해듀오’ 작업을 하기도 했죠.” 백두리는 베이직 하우스가 요청한 무심함과 위트를 담아 천천히 보내는 날이라는 뜻의 슬로 데이를 창조하여 뒹굴거리는 이미지를 구현해 낸다. 또한, 듀오가 의뢰한 결혼 적령기의 혼자 사는 여자를 그려내기도 했는데 서른, 독신 등 그녀가 책으로 그려낸 캐릭터가 듀오의 주 소비층과 맞닿아있다는 것이 의뢰의 계기였다. 그녀의 일러스트는 버스 광고 2종과 지하철 광고 4종으로 확장되어 방방곡곡에서 만날 수 있게 된다.
 
“온전히 제 그림과 글이 실린 책을 출간하고 싶어서 모든 걸 덮어두고 1년 반 동안 그 작업에만 몰두했어요. 글만 쓰고, 그림만 그렸죠.” 그녀가 이토록 열중한 작업으로 떼돈을 벌었냐고 물으면 대답은 ‘아니오’다. “제가 1년 반을 투자해 낸 책으로 번 돈은 책 표지 2장 그리고 3주 만에 벌 수 있는 금액이에요.” 백두리가 말한다. 그녀가 책을 출간하기로 마음먹은 건 결코 돈을 벌기 위함이 아니었다. 백두리는 삽화 작업을 이어오며 온전한 나의 책을 꿈꿔왔던 것이고, 결국 그 꿈을 이루기 위해 그만큼의 시간을 투자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그녀가 이 시간을 낭비라고 여기지 않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백두리
BAEKDURI.COM

그림을 그리며 짧은 글을 덧붙이는 그림일기를 취미로 쓰고 있다. 그림 에세이 <혼자 사는 여자>, <나는 안녕한가요?>를 쓰고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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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리의 책 <혼자 사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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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골든애플> 표지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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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해듀오 일러스트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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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말하자면 좋은 사람> 일러스트레이션
 
 
 
 
 
 
 
 
 
 
 
이 기사의 전문은 ‘CA 2016년 8월호 : 국제 스포츠 행사와 브랜딩’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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